손님 한 분이 털어놓으셨습니다. 단체 대화방에서 다들 한 사람을 놀리는 분위기였는데, 자기도 웃는 표시를 보냈다고요. 집에 와서 마음에 걸려 그 사람에게 따로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하시더군요. 혼자였으면 절대 안 했을 일이라고요.
니체는 『선악의 저편』의 짧은 잠언에서 이렇게 씁니다.
광기는 개인에게서는 드문 것이다. 그러나 집단, 당파, 민족, 시대에서는 규칙이다.
앞서 깊은 것은 가면을 사랑한다 뜻과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은 숨기는 법을 적으며 이 책의 잠언들을 빌렸는데, 이 문장은 그 가운데 가장 서늘한 한 줄입니다.
책임이 나뉩니다. 혼자라면 제가 한 일이지만, 여럿이면 다 같이 한 일이 되죠. 그러니 덜 무겁게 느껴집니다. 분위기를 거스르기 어렵습니다. 앞서 다른 의견 말하기 어려운 마음을 적었는데, 여럿이 한쪽으로 기울면 혼자 다른 말을 하기가 더 어려워지더군요. 확인이 멈춥니다. 다들 그렇게 하니 맞는 거겠지, 하고 묻지 않게 되죠. 앞서 확신은 거짓말보다 위험하다 뜻을 적었는데, 집단의 확신은 더 단단합니다. 속도가 빠릅니다. 여럿이 움직이면 생각할 틈 없이 휩쓸리기 쉽습니다.
니체가 이 문장으로 말하려 한 건 집단을 피하라는 게 아닐 겁니다. 다만 여럿 속에 있을 때 혼자일 때의 판단을 잃지 말라는 경고로 읽히죠.
앞서 니체 자유정신 뜻, 그리고 같은 생각만 존경하게 하는 교육을 적었는데, 니체는 늘 스스로 묻는 사람을 귀하게 여겼습니다. 그 물음은 혼자일 때보다 여럿 속에 있을 때 더 필요하죠.
무리가 한쪽으로 달릴 때 멈춰 서는 발이 하나 있으면, 그 무리는 비로소 뒤를 돌아본다.
한 박자 늦게 반응하십시오. 바로 따라 웃거나 맞장구치기 전에요. 혼자라면 어떻게 했을지 물어보십시오. 그 물음 하나가 많은 걸 바꿉니다. 조용히 빠지는 것도 방법입니다. 맞서지 못하더라도, 따라가지 않을 수는 있죠. 나중에라도 바로잡으십시오. 그 손님처럼요. 늦게라도 건넨 사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 손님은 다음 날 답장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고맙다고요. 다른 사람은 아무도 그런 말을 안 했다고 하더라고 하시더군요. 다음부턴 웃기 전에 한 번 멈춰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여럿 속에 있는 날은 앞으로도 많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휩쓸리기 전에 한 박자 멈추고, 혼자일 때의 판단을 그 자리에서도 지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