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크게 다퉜다는 손님이 계셨습니다. 저는 확실히 맞는 말을 했거든요, 하셨죠. 그 말에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의 한 줄을 보여 드렸죠. 손님은 한참 말을 잇지 못하시더군요.
그 줄은 이랬습니다. 확신은 거짓말보다 더 위험한 진리의 적이다.
이 문장은 니체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제1권 끝자락에 남긴 짧은 글입니다. 앞서 니체 자유정신 뜻을 적었는데, 바로 그 자유정신을 위해 쓴 책이죠. 이 책 마지막 장은 확신과 의견에 대한 생각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적어도 진실이 무엇인지 압니다. 알면서 다르게 말하는 거죠. 그래서 언젠가 들통나기도 하고, 스스로 돌아올 수도 있겠죠.
그런데 확신에 찬 사람은 자기가 이미 진실을 쥐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다른 생각을 들을 이유가 없죠. 의심도, 확인도 멈춥니다. 진실로 가는 문을 스스로 닫아 버리는 겁니다.
니체가 모든 믿음을 버리라고 한 건 아닙니다. 그가 경계한 건 다시 묻지 않는 믿음이었죠.
앞서 니체 관점주의를 적으며, 더 많은 눈으로 볼수록 대상을 온전히 알게 된다고 했습니다. 확신은 그 눈들을 하나로 줄여 버리는 마음입니다. 앞서 고집이 세지는 마음을 적었는데, 고집이 생각을 굳히듯 확신은 진리를 굳혀 버리죠.
진리를 쥐었다고 믿는 손은 더 이상 찾지 않는다. 아직 모른다고 여기는 손만이 계속 더듬어 나아간다.
"확실히"라는 말이 나올 때 멈춰 보십시오. 정말 확실한지, 다른 눈으로 본 적은 있는지요. 상대의 말에서 하나만 배워 보십시오. 동의하지 않더라도, 거기서 제가 놓친 게 있는지요.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되십시오. 앞서 내가 틀렸다는 걸 알았을 때를 다룬 글이 있는데, 그 순간을 견딜 수 있어야 진리 쪽으로 걸어갈 수 있습니다.
며칠 뒤 그 손님이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친구에게 먼저 연락했다고요. 자기 말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친구 말에도 맞는 게 있었다는 걸 인정했다고 하시더군요. 다툼이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고요.
확신하고 싶은 순간은 앞으로도 많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제 생각을 굳게 쥐기보다 계속 더듬어 나아가며, 더 많은 눈으로 보는 쪽을 고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