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다친 동료를 위해 회의실을 엘리베이터 옆 방으로 미리 바꿔 잡아둔 팀장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동료는 그날 팀장이 참 친절했다고 했답니다.
다른 장면은 편의점이었습니다. 길을 묻는 관광객에게 직원이 웃으며 한참 설명해 줬다고요. 관광객은 그 직원이 배려심이 깊다고 했답니다. 두 이름을 서로 바꾸면 정확해집니다.
배려와 친절은 둘 다 다른 사람을 위해 마음을 쓰는 태도입니다.
상대가 편해지고, 고마운 마음이 남고,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이 생깁니다. 상대를 위한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배려는 상대의 사정을 헤아려 미리 마음을 쓰는 것이고, 친절은 눈앞의 사람에게 상냥하고 정성스럽게 대하는 것입니다.
배려에는 상대의 사정이 들어 있습니다.
다리를 다친 동료가 계단을 오르기 힘들다는 것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동료가 부탁하기 전이었죠. 그래서 배려는 상대가 모르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회의실이 왜 바뀌었는지 동료는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배려와 희생, 존중과 배려, 생색과 배려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친절과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친절에는 마주한 순간이 있습니다.
길을 묻는 사람에게 웃으며 답하는 것, 무거운 짐을 든 사람에게 문을 잡아주는 것 같은 일입니다. 상대의 깊은 사정을 몰라도 됩니다. 지금 이 사람을 상냥하게 대하는 거죠. 그래서 친절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할 수 있습니다.
친절과 예의, 다정과 친절의 차이도 전에 다뤘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둘이 함께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배려는 상대를 알아야 할 수 있고, 친절은 몰라도 할 수 있겠지요.
배려를 하고 싶으시다면 상대의 사정을 먼저 알아두시면 됩니다.
친절을 하고 싶으시다면 지금 마주한 사람에게 한 번 더 웃어주시면 됩니다. 이름이 정확하면 어디에 마음을 쓸지가 보입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상대를 위하는 것은 같습니다. 말하기 전에 헤아렸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