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닫고도 한참 불이 켜져 있는 걸 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그때부터가 마감이에요.
처음엔 눈에 보이는 것부터 치웠어요. 그러면 했던 데를 또 하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순서가 정해져 있어요.
네 번째를 먼저 하면 위에서 떨어진 걸 다시 쓸게 돼요. 위에서 아래로, 이 하나만 지켜도 시간이 확 줄어요.
우유를 다루는 부분이 특히 그래요.
스팀 노즐은 그날 안에 안 닦으면 다음 날 아침에 두 배로 걸려요. 굳으면 안 빠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걸 제일 먼저 해요. 피곤해도 이건 미루지 않아요.
원두 넣는 통도 매일 비워서 마른 천으로 닦아요. 기름이 쌓이면 다음 원두 맛에 그대로 옮겨오니까요.
마감에서 제일 값을 하는 게 이 부분이에요.
문 닫기 전에 십 분만 써서 내일 쓸 걸 꺼내둬요. 원두를 덜어놓고, 부족한 걸 적어두고, 첫 손님한테 나갈 잔을 미리 챙겨놓고요.
이걸 해두면 다음 날 아침이 완전히 달라져요. 피곤한 밤에 십 분을 쓰는 게 아까운데, 아침에 삼십 분을 벌더라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시간을 좋아해요.
손님이 다 나가시고 음악을 끄면 가게가 아주 조용해져요. 하루 종일 서 있던 자리를 혼자 걸어 다니면서 정리하는 그 시간이요. 그때야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이 나요.
마지막 손님이 나가신 자리에 다 마시지 않은 잔이랑 접어놓고 간 냅킨이 남아 있었어요. 그걸 치우면서 그분이 오늘 어땠을지를 잠깐 생각했어요.
마감은 오늘을 끝내는 일이면서 내일을 시작해두는 일이더라고요.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이 글을 썼어요.
다들 잠든 시간에 혼자 정리하고 있으면 하루가 유난히 길게 느껴져요. 아무도 안 보는 일이라 티도 안 나고요. 저도 그 시간에 있어봐서 알아요.
그래도 그 십 분이 다음 날을 바꿔놔요. 오늘 하신 정리는 내일의 본인이 받게 되어 있어요. 그러니 너무 무겁게 여기지 마시고 순서대로만 하고 들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