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을 들고 카운터까지 오셨는데 어디 놓을지 몰라 두리번거리시던 손님이 계셨어요.
예전에는 거의 없던 일이에요. 다 드시면 그냥 두고 나가셨죠.
지금은 절반 넘게 들고 오세요. 특히 젊은 손님이 그러세요. 무인 카페나 셀프 반납대가 있는 곳이 늘면서 그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작은 가게라 따로 만들 자리가 없어요. 그래서 손님이 들고 오시면 제가 받아요.
그런데 그 과정이 서로 애매해요. 제가 바쁠 때 들고 오시면 기다리셔야 하고, 어디 놓을지 모르셔서 두리번거리시고요. 그러다 카운터 한쪽에 올려두고 가시는데 거기가 주문받는 자리예요.
그래서 지금은 반납할 자리를 한 칸 정해뒀어요. 작은 쟁반 하나를 올려둔 게 전부예요.
이 말씀을 제일 드리고 싶어요.
저희는 어차피 테이블을 닦으러 가요. 그때 잔을 같이 들고 오면 돼요. 손님이 치워주신다고 저희 일이 크게 줄지는 않아요.
오히려 들고 오시다가 흘리시거나, 뜨거운 잔을 급하게 드시는 게 더 걱정돼요. 몇 번 그런 일이 있었어요.
바쁠 때는 솔직히 도움이 돼요.
자리가 꽉 차 있을 때 잔이 빨리 치워지면 다음 손님을 바로 받을 수 있거든요. 그럴 때 들고 오시면 저는 정말 고마워요.
그러니까 하셔도 되고 안 하셔도 되는 일이에요. 그날 상황과 마음에 따라 고르시면 돼요.
손님이 치워주시는 게 예의가 되면 안 치우신 분이 미안해지잖아요.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카운터에 그냥 올려두지 마시고 어디 두면 되는지 한 번만 물어보세요.
가게마다 자리가 달라요. 주문받는 자리에 올려두시면 다음 손님이 계산하실 때 불편해지거든요. 물어보시면 저희가 받아요.
치우고 가셔도 되고 그냥 두고 가셔도 돼요. 어느 쪽이든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