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고 시작했다가 더 어질러 놓고 끝나는 날이 있죠. 저도 그런 쉬는 날이 있었어요.
서랍을 열어 다 꺼내놓고 두 시간 만에 그대로 도로 넣은 적이 있어요.
정리가 아니라 옮기기만 한 거예요. 그런데 이건 게을러서가 아니라 순서를 잘못 잡아서 그래요. 서랍은 시간이 제일 많이 드는 자리거든요.
가게에서 배운 게 이거예요. 눈에 보이는 것부터, 위에서 아래로. 안 보이는 데는 마지막이에요.
저는 이 순서로 해요.
다섯 번째는 안 하셔도 돼요. 사실 안 하는 게 정상이에요. 그런데 여기부터 시작하니까 매번 실패하는 거였어요.
끝날 때까지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시작을 못 하게 돼요.
저는 삼십 분만 하기로 정해요. 알람을 맞춰두고 그 안에 되는 데까지만 해요. 끝나면 미련 없이 멈춰요. 다음에 또 삼십 분 하면 되니까요.
이게 매일 마감 청소를 하면서 몸에 붙은 방식이에요. 가게도 매일 완벽하게 치우지 않아요.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순서대로만 해요.
정리가 오래 걸리는 진짜 이유는 하나하나 고민하기 때문이에요.
이걸 버릴지 말지를 물건마다 생각하면 시간이 다 가요. 그래서 저는 기준을 미리 하나만 정해둬요. 예를 들어 오늘은 종이류만 버린다, 이런 식으로요.
기준이 있으면 손이 빨라져요. 남은 건 다음에 하면 되고요.
다 하려고 하면 못 하고, 한 칸만 하면 하게 되더라고요.
몰아서 하면 부담이 커져서 자꾸 미루게 돼요.
저는 자기 전에 오 분만 써요. 바닥에 있는 것만 제자리에 놓고 식탁 위를 비워요. 그거면 다음 날 아침이 완전히 달라져요.
청소가 자꾸 중간에 멈추시면 어디서 멈추는지 한번 보세요. 대개 서랍이나 옷장에서 멈추시더라고요. 거기를 마지막으로 옮기시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