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의 인기 도서 목록을 사진으로 찍어 가신 손님이 있었습니다. 위에서 세 권을 그대로 신청하셨죠.
나쁜 방법은 아니죠. 다만 그 숫자가 무엇을 세고 있는지는 알고 보시는 게 낫습니다.
대출 순위는 그 기간에 몇 번 빌려 갔는지를 셉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그래서 여기에는 몇 가지가 안 들어가죠.
그러니 이건 인기가 아니라 회전 기록에 가깝습니다.
오래 보면 상위권에 올라오는 갈래가 정해져 있죠.
시리즈물. 권수가 많으니 건수가 쌓입니다. 앞서 웹소설과 만화 얘기를 적었는데 이쪽이 늘 위에 있죠. 최근에 크게 알려진 책. 방송이나 수상 소식이 나면 몇 주 동안 올라옵니다. 얇은 책. 빨리 읽고 빨리 반납하니 회전이 빠릅니다.
반대로 두껍고 오래 붙들고 보는 책은 순위에 잘 안 올라옵니다. 좋은 책일수록 대출 기간을 다 쓰거든요.
쓸모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죠.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분야별 순위를 보십시오. 전체 순위는 시리즈물이 덮어버립니다. 분야를 좁히면 그 안에서 실제로 읽히는 게 보입니다.
예약이 많이 걸린 목록을 보십시오. 이게 대출 건수보다 정직합니다. 기다려서라도 보겠다는 뜻이니까요.
기간을 길게 잡은 순위를 보십시오. 한 주 순위는 유행이고, 한 해 순위는 좀 더 남을 책입니다.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군요.
순위에 오르는 건 수십 권입니다. 서가에는 수십만 권이 있고요. 그 목록만 보시면 나머지는 없는 것과 같아집니다. 앞서 기계 추천 얘기에서 적은 것과 같은 자리죠.
그리고 순위를 보고 고른 책은 남들도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약이 밀리고, 기다리다 잊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이 빌려 간 책은 많이 빌려 갔다는 뜻이다. 그 이상은 그 숫자가 말해주지 않는다.
그중 두 권은 예약이 스무 명 넘게 밀려 있었습니다. 저는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을 같이 보여드렸죠.
그날 그 책을 빌려 가셨고, 나중에 좋았다고 하시더군요. 순위에는 없던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