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동네 카페에도 키오스크가 흔해요. 저희 가게엔 아직 없어요. 그런데 카운터에 서 있으면 기계를 피해서 일부러 사람 있는 가게를 찾아오신다는 손님 말을 꽤 자주 들어요.
어느 저녁에 손님 한 분이 들어오시자마자 그러셨어요. "여기는 말로 해도 되죠?"
옆 가게에 먼저 가셨대요. 키오스크 앞에서 메뉴를 넘기다가 옵션 화면에서 막혀서 오 분쯤 서 계셨고, 뒤에 줄이 생기니까 그냥 나오셨대요. 그 얘기를 하시면서 좀 민망해하셨어요. 저는 그게 민망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손님들이 하시는 말은 대략 이래요.
어르신들만 그러시는 게 아니에요. 삼십 대 손님도 똑같이 말씀하세요. 기계가 어려운 게 아니라 고르는 걸 혼자 해야 하는 게 부담인 것 같아요.
키오스크를 들이는 가게 사정도 알아요. 혼자 일하는 시간에 주문까지 받으면 손이 모자라요. 저도 바쁜 금요일 밤엔 기계 생각이 나요.
다만 저는 아직 말로 받는 주문을 포기하기 싫어요. 주문을 받으면서 오늘 표정이 어떤지 보이거든요. "오늘은 연하게요" 한마디에 그날 하루가 들어 있을 때가 있어요. 제 편견일 수도 있지만 그 한마디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부끄러워하실 필요 없어요. 몇 가지 팁을 드리면요.
첫째, 사람 있는 가게라면 카운터에 직접 말씀하셔도 대부분 받아줘요.
둘째, 옵션 화면은 건너뛰기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기본값으로 두셔도 충분히 맛있어요.
셋째, 처음 가는 가게라면 줄이 없을 때 천천히 둘러보세요.
주문은 시험이 아니에요. 원하는 걸 말로 하실 수 있는 곳, 저희 가게는 그렇게 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