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주문하고 들고만 가시는 분이 확실히 늘었어요. 계산대 앞 풍경이 몇 년 사이에 달라졌습니다.
좋다 나쁘다 얘기는 아니에요. 카운터에서 본 것만 적을게요.
예전에는 들어오셔서 메뉴를 보고,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 사이에 대화가 생기거든요.
지금은 그 구간이 통째로 사라졌어요. 문이 열리고 이름만 확인하시고 나가시는 데 3초쯤 걸려요. 얼굴을 볼 시간도 없어요.
편해진 건 맞아요. 저희도 밀리는 시간대에는 이쪽이 훨씬 낫고요. 다만 뭔가 하나가 같이 없어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본 것만 적을게요.
세 번째와 네 번째가 저는 재밌었어요. 빨라진 게 늘 좋은 것만은 아닌 모양이더라고요.
솔직히 저희한테는 도움이 돼요. 몰리는 시간이 분산되고 실수가 줄어요.
다만 한 가지가 아쉬워요. 손님이 뭘 좋아하시는지 알 방법이 사라지는 거예요. 예전엔 얼굴을 보고 오늘 컨디션을 짐작해서 다르게 내드렸는데, 지금은 그럴 틈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미리 주문한 잔에도 한마디를 붙여서 내드립니다. 그거라도 안 하면 저희는 그냥 기계가 되는 거잖아요. 그건 좀 싫거든요.
문을 열고 이름만 확인하시고 바로 나가시더라고요. 매일 그러셨어요.
어느 날 잔을 건네면서 오늘 좀 피곤해 보이신다고 했더니, 그날 처음으로 멈춰 서서 웃으셨어요. 그러고는 다음 주에 앉아서 드시고 가셨어요.
빨라진 만큼 인사할 틈이 없어졌어요. 그건 서로 아쉬운 일이죠.
급하실 땐 미리 시키세요. 대신 시간 되는 날은 좀 앉았다 가셔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