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인 줄 알고 내렸다가 봉지를 다시 확인한 아침이 있었어요. 부룬디였어요.
두 나라는 이웃이에요. 지형도 비슷하고 커피를 기르는 방식도 닮았어요.
그래서 결도 비슷해요. 고지대에서 자라고 물로 씻는 방식을 주로 써요. 꽃이나 홍차 같은 향이 나고 단맛이 곱게 깔려요.
나란히 놓고 드시면 차이가 보이는데, 따로 드시면 구별이 쉽지 않아요. 저도 헷갈렸으니까요.
나라가 작고 나오는 양이 적어요.
그리고 바다가 없어요. 수출하려면 이웃 나라를 거쳐 항구까지 가야 해요. 그 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붙고, 오래 걸리면 생두 상태가 나빠질 위험도 커져요.
그래서 유통되는 물량이 적고, 카페에서도 만나기가 드물어요. 맛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오기가 어려운 쪽에 가까워요.
이름값이 거의 안 붙어서 그렇습니다.
같은 결의 케냐나 에티오피아보다 값이 낮은 경우가 많아요. 저는 그래서 아프리카 원두를 하나 더 두고 싶을 때 이쪽을 봐요.
다만 편차가 있어요. 관리가 잘된 조합에서 나온 건 아주 좋고, 아닌 건 밋밋해요. 조합 이름이나 지역이 적혀 있는 걸로 고르시는 게 나아요.
르완다 얘기할 때 말씀드린 그 현상이 이 지역에도 있어요.
특정 벌레가 생긴 콩에서 감자 껍질 같은 냄새가 나요. 선별이 좋아져서 지금은 만나기 어려운데, 아주 싼 제품에서는 아직 나올 수 있어요.
봉지를 열었을 때 냄새가 이상하면 그 한 알을 골라내시면 돼요. 한 알이 잔 전체를 덮거든요.
나라가 작아서 안 보이는 원두가 있어요. 맛이 없어서 안 보이는 것과는 다른 얘기더라고요.
옅게에서 중간 정도로 볶은 걸 블랙으로 드셔보세요.
르완다를 좋아하셨으면 거의 같은 자리에서 즐기실 수 있어요. 산미가 조금 더 있으니 물 온도를 살짝 낮추시면 부드러워져요.
가게에서 보시면 한 번 시켜보세요. 자주 있는 원두가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