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셋이 뭔가를 나누는 자리였어. 그런데 아무도 먼저 손을 안 대고 서로 보기만 하더라고.
한참 그러다 결국 제일 말 편한 사람이 대충 갈랐어. 나중에 보니 그 사람이 제일 적게 가져갔더라.
단골 얘기로는 그 자리가 제일 껄끄럽대. 뉴스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고 하고. 나는 왜 그런지는 몰라. 객잔에서 본 것만 적을게.
이게 재밌는 대목이야. 무협 읽어보면 여럿이 뭘 얻고 나서 나누는 장면이 나와.
그런데 그 자리에서 다투는 경우가 생각보다 적어. 왜냐면 미리 정해뒀거든.
세 번째가 인상 깊었어.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 경우까지 미리 정해두는 거야.
여기가 핵심이야. 무협에서 분배로 다투는 장면이 나올 때는 대개 하나야.
미리 안 정하고 갔을 때. 기연을 우연히 만났거나, 예상 못 한 게 나왔거나. 그러면 그때부터 서로 자기가 더 했다고 하지.
표행 값은 미리 정하고 기연은 안 정해놨잖아. 그래서 표국 얘기에는 분배 다툼이 없고 기연 얘기에는 있는 거야. 정해뒀느냐 아니냐가 갈라.
아까 그 손님들 얘기로 돌아가자. 왜 아무도 손을 안 댔냐.
먼저 말하면 욕심 있어 보이잖아. 그러니까 다들 기다려. 그러다 못 견딘 사람이 나서는데, 나선 사람은 욕심 없어 보이려고 적게 가져가지. 먼저 말한 게 손해가 되는 구조야.
무림에서 이걸 어떻게 피했냐면, 나누는 얘기를 일 끝나고 안 하고 일 시작할 때 했어. 그때는 아무도 뭘 얻을지 모르니까 욕심 얘기가 안 돼.
또 하나 있어. 무림에서는 나누는 사람을 미리 정해두기도 했어.
표두든 우두머리든. 그러면 그 사람이 갈라. 다른 사람은 받기만 하고. 가르는 사람이 정해져 있으면 나머지는 눈치를 안 봐도 되잖아.
문파 회비 얘기를 전에 했잖아. 걷는 사람이 정해져 있으니까 아무나 나서서 돈 얘기를 안 해도 된다고. 나누는 것도 똑같아.
그 셋한테 나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어. 다음엔 시작할 때 정해두라고.
무슨 일이든 하기 전에 한 줄만 정해두면 돼. 어떻게 나눌지, 누가 가를지. 그거 하나면 끝나고 나서 아무도 안 어색해.
나누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나누는 시점이 잘못된 거야. 무림인들은 그걸 알고 앞에 뒀어.
뭘 나눠야 하는지 말해봐. 순서만 정하면 대개 풀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