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관 십 분 전에 뛰어 들어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찾던 책이 대출 중이라는 걸 확인하고는 그 자리에 서 계시더군요.
저는 그때 전자책 얘기를 못 드렸습니다. 안내데스크가 이미 정리 중이었거든요. 그 뒤로는 먼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많은 분이 모르시는데, 회원이시면 전자책도 종이책처럼 빌릴 수 있습니다. 값은 안 들죠.
종이책과 다른 점이 몇 가지 있죠.
마지막이 의외로 크게 반가워하시는 부분입니다. 연체가 무서워 대출을 꺼리시던 분들께는 특히 그렇더군요.
처음 한 번만 하시면 됩니다.
하나. 다니시는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전자도서관이라는 항목을 찾으십시오. 별도 사이트로 연결되는 곳이 많습니다. 둘. 거기서 안내하는 앱을 받으십시오. 관마다 쓰는 앱이 다릅니다. 홈페이지에 어느 앱인지 적혀 있죠. 셋. 도서관 회원 아이디로 로그인하시면 끝입니다. 따로 가입하실 필요 없죠.
여기까지 오 분이면 되죠. 그다음부터는 검색하고 빌리기를 누르시면 바로 읽힙니다.
여기서 많이들 의아해하십니다. 파일인데 왜 대출 중이냐고요.
도서관은 전자책도 부수를 사서 빌려줍니다. 세 부를 샀으면 동시에 세 사람까지만 볼 수 있죠. 그래서 인기 있는 책은 예약을 걸고 기다리셔야 합니다. 무한정 복사되는 게 아닙니다.
기간도 정해져 있습니다. 대개 이 주쯤이고, 예약자가 없으면 연장되는 곳도 있습니다.
기대하고 가셨다가 실망하시는 대목을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든 책이 있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종이책보다 목록이 적은 경우가 많죠. 출판사가 도서관용 전자책을 안 내는 경우도 있고요. 찾으시는 책이 없으면 종이책으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화면이 눈에 안 맞는 분도 계십니다. 이건 취향 문제라 써보셔야 압니다. 저도 어떤 책은 화면으로 잘 읽히고 어떤 책은 안 되더군요.
저는 이 둘을 경쟁 관계로 보지 않습니다. 쓰는 자리가 다르니까요.
밤에 문득 읽고 싶어질 때, 여행 중일 때,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기 어려울 때는 전자책이 낫습니다. 오래 붙들고 볼 책, 밑줄을 긋고 되돌아갈 책은 종이 쪽이 낫고요. 하나를 고르는 게 아니라 두 개를 다 쓰는 겁니다.
도구를 늘리는 것은 취향을 버리는 일이 아니다. 갈 수 있는 자리를 늘리는 일이다.
그날 그분은 결국 빈손으로 나가셨습니다. 다음에 오셨을 때 전자책 얘기를 드렸더니 그 자리에서 앱을 받으시더군요.
도서관이 문을 닫는 건 건물이 닫는 것이지 서재가 닫는 게 아닙니다. 밤 열한 시에 읽고 싶은 책이 생기는 사람에게는 그 차이가 꽤 큽니다.
오늘 밤에 한 번 열어보시죠. 오 분이면 첫 책을 빌리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