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을 확인하러 사흘을 연속으로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서가의 그 자리만 보고 그냥 가시더군요.
예약을 걸어두시면 되는데 안 하셨습니다. 나중에 여쭤보니 그런 게 있는 줄 모르셨다고 하셨죠. 생각보다 많은 분이 모르십니다.
빌리려는 책이 대출 중이면 예약을 걸 수 있습니다. 그 책이 반납되는 순간 줄 선 순서대로 연락이 갑니다.
그러니 서가에 확인하러 오실 필요가 없죠. 사흘을 걸으신 그분께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 그거였습니다.
여기서 실제로 놓치시는 대목이 있습니다. 연락을 받고 나서 찾아가는 기간이 대개 사나흘입니다.
그 안에 안 오시면 다음 사람에게 넘어갑니다. 오래 기다렸는데 이틀 늦어서 놓치시는 분을 종종 봅니다. 그러니 예약을 걸어두셨으면 알림을 안 놓치게 해두시는 게 좋겠죠.
인기 있는 책은 몇 달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 다른 지점을 보십시오. 같은 지역 안에서 여러 관을 같이 검색할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우리 관에서 스무 번째여도 옆 관에서는 세 번째인 경우가 흔하죠.
둘, 전자책을 확인하십시오. 종이책과 전자책은 줄이 따로 섭니다. 종이책이 밀려 있어도 전자책은 비어 있는 경우가 꽤 됩니다.
셋, 상호대차를 물어보십시오. 우리 관에 없거나 밀려 있으면 다른 도서관에서 가져다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신청은 안내데스크에서 합니다.
이것도 자주 모르시는 부분입니다. 도서관에 아예 없는 책은 희망도서로 신청하실 수 있죠.
모든 신청이 다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예산과 기준이 있으니까요. 다만 신청하신 분이 첫 번째로 빌리시도록 해두는 관이 많습니다. 몇 주 기다리시면 새 책을 먼저 받으시는 셈이죠.
예약을 걸어두고 잊고 계시다가 연락을 받는 게 이 제도의 좋은 점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다른 책을 읽으시면 되고요. 저는 오히려 그 사이에 읽으신 책이 원래 찾던 책보다 좋았다는 말씀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기다림은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니다. 다른 것이 들어올 수 있게 열어둔 자리다.
그날 그분은 예약을 걸고 가셨습니다. 이 주쯤 뒤에 연락을 받고 오셨죠.
서가 앞을 사흘 걸으신 것과 예약을 한 번 누르신 것 사이에 실제로 달라진 건 책이 아니라 그 사흘입니다. 기다리는 방식만 바꾸면 그 시간은 다른 데 쓸 수 있죠.
빌리려는 책이 늘 대출 중이셨다면, 이번에는 그 자리에서 예약을 눌러보시면 됩니다. 나머지는 저희가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