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못 오신다며 대신 빌리러 오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몇 달을 그렇게 오셨죠.
어느 날 여쭤보고 나서 다른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그분은 그런 게 있는 줄 모르셨더군요. 아는 분이 적어서 안 쓰이는 제도가 있죠.
도서관에 오기 어려운 분들께 책을 우편으로 보내드리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지역마다 이름이 조금씩 다르죠.
신청하시면 책이 집으로 오고, 다 읽으시면 같은 방법으로 돌려보내시면 됩니다. 보내는 값은 대체로 안 받습니다.
관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른데 대체로 이 범위입니다.
증빙이 필요한 경우가 많죠. 복지카드나 관련 서류요.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는 관마다 다르니 전화로 먼저 물어보시는 게 빠릅니다.
여기가 실제로 걸리는 대목입니다. 못 오시는 분이 신청을 하러 오실 수는 없죠.
그래서 가족이 대신 신청하시거나, 전화나 홈페이지로 접수하는 길을 열어둔 곳이 많습니다. 처음 한 번만 서류를 확인하고 그다음부터는 전화로 책을 고르시면 됩니다.
책을 고르시는 것도 도와드리죠. 어떤 걸 좋아하시는지 말씀해주시면 몇 권 골라서 같이 보내드리죠.
같이 알아두시면 좋은 게 있습니다. 이 제도로 오는 책이 일반 책만은 아닙니다.
글자가 작아 못 읽으시면 큰글자책으로 보내드리고, 눈으로 읽기 어려우시면 소리로 듣는 자료를 안내해드립니다. 국립장애인도서관에 등록하시면 집에서 받아 들으실 수 있는 자료가 따로 있고요.
무엇이 필요하신지 말씀만 해주시면 그에 맞춰 나갑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 잘못이 크죠.
이 제도는 홈페이지 안쪽에 한 줄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필요하신 분들은 도서관에 못 오시니 안내문을 볼 기회가 없죠. 정보가 가장 필요한 분에게 가장 안 닿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족이 대신 빌리러 오시는 걸 보면 먼저 여쭤봅니다. 그 자리가 이 제도를 알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리거든요.
문을 열어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문까지 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가장 부탁드리고 싶은 게 이거죠.
이 글을 보시는 분은 도서관에 오실 수 있는 분일 겁니다. 그러니 못 오시는 분께 전해주시면 됩니다. 그게 이 제도가 실제로 쓰이는 거의 유일한 경로입니다.
대신 빌리러 오시던 그분은 이제 안 오십니다. 어머니가 직접 전화로 고르시고 집에서 받으시거든요. 저는 그 통화가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