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안내를 찍어 가시고는 한 달 뒤에 다시 물으신 분이 있었습니다.
들어갈까 말까 한 달을 고민하셨던 거죠. 저는 그 한 달이 아깝다고 봅니다.
혼자 읽을 때와 다른 게 하나 있습니다. 날짜가 있다는 것이죠.
그날까지 읽어야 하니까 읽게 되죠. 앞서 빌린 책은 반납일이 있어 먼저 읽힌다고 적었는데 같은 원리고요. 의지로 읽는 게 아니라 구조로 읽는 쪽입니다.
그리고 다 읽어야 할 이유가 생깁니다. 중간에 덮으면 할 말이 없으니까요. 혼자였으면 접었을 책을 끝내게 되죠.
도서관 모임도 한 가지가 아닙니다.
같은 책을 읽는 모임. 가장 흔합니다. 한 권을 정해 다 같이 읽고 그날 얘기를 나눕니다. 각자 읽고 소개하는 모임. 책을 안 맞춰도 됩니다. 부담이 적어 처음 드시기에 좋고요. 주제별 모임. 고전, 과학책, 그림책처럼 갈래를 정해둔 것들입니다. 낭독 모임. 소리 내어 읽습니다. 앞서 시가 원래 소리로 된 글이라고 적었는데, 그런 글에 맞죠.
인원. 여덟 명쯤이 적당합니다. 너무 많으면 말할 차례가 안 오고, 서넛이면 빠지기 어렵죠. 얼마나 자주 모이나. 한 달에 한 번이 대부분이죠. 매주면 부담이 큽니다. 누가 이끄나. 사서가 이끄는 모임, 회원이 돌아가며 맡는 모임, 외부 강사가 오는 모임이 있습니다. 처음이시면 사서가 이끄는 쪽이 편하실 겁니다.
가장 많이 걱정하시는 게 이겁니다.
듣기만 하셔도 됩니다. 처음 몇 번은 대개 그러십니다. 아무도 이상하게 안 보고요. 정답을 말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안 읽힌 데가 있었다거나 이 대목이 싫었다는 말이 오히려 얘기를 끌어냅니다. 다 못 읽고 가셔도 됩니다. 그날 못 읽었다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앞서 혼자만 진지한 것 같은 마음을 적었는데, 모임에서는 그런 자리가 잘 안 생깁니다.
한쪽만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책 얘기를 안 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사는 얘기로 흘러가는 자리요. 그게 좋으신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죠. 한 사람이 오래 말하는 모임도 있죠. 이건 이끄는 사람 몫인데 안 되는 데가 있습니다. 고르는 책이 안 맞을 수 있습니다.
안 맞으면 나오시면 됩니다. 이게 제일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한 번 들어갔으니 계속 다녀야 한다고 여기실 일이 아니죠. 다른 모임이 또 있습니다.
읽는 일은 혼자 하는 것인데, 계속 읽는 일은 혼자 하기 어렵다.
그날 신청하셨습니다.
지금 이 년째 나오시고요. 그러시더군요. 고민한 한 달에 한 권도 못 읽었는데 들어와서는 스무 권을 읽었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