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된 책 열 권을 보니 띠지가 남아 있는 게 두 권뿐이었죠. 그중 하나는 갈피로 쓰이고 있었죠.
손님들께 여쭤보면 대체로 바로 버린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이게 왜 붙어 있는지는 잘 안 알려져 있더군요.
책을 둘러싼 그 종이 띠는 서점 매대를 위해 만든 것입니다.
표지는 오래 쓰는 얼굴이라 자주 못 바꿉니다. 그런데 팔 때 필요한 말은 자꾸 바뀌죠. 상을 받았다거나, 몇 쇄를 찍었다거나, 누가 추천했다거나요. 그런 걸 표지에 박으면 나중에 낡습니다.
그래서 바뀌는 말은 띠지에, 안 바뀌는 것은 표지에 둡니다. 앞서 리커버 얘기에서 적은 것과 같은 셈법이죠.
책의 일부가 아니라 판매용 부속이라 버리셔도 아무 문제 없죠. 도서관에서도 대체로 뗍니다.
이유가 몇 가지죠. 비닐 코팅이 된 게 많아 상하고, 대출하다 보면 찢어지고, 바코드 라벨 붙이는 자리를 가립니다. 그래서 저희는 받자마자 떼는 게 기본입니다.
버리시기 전에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띠지 뒤쪽에 정보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저자의 다른 책 목록, 그 책 안의 문장 몇 줄, 시리즈 순서 같은 것들이요. 앞서 한 저자를 이어 읽는 법을 적었는데, 다음에 뭘 읽을지가 거기 적혀 있는 경우가 꽤 됩니다.
앞면은 광고인데 뒷면은 안내인 셈이죠.
한쪽만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안 버리시는 분도 분명히 있죠.
갈피로 쓰시는 분. 얇고 길어서 딱 맞죠. 앞서 갈피는 얇은 종이가 낫다고 적었는데 그 조건에 맞죠.
초판 표시로 두시는 분. 띠지가 남아 있으면 나중에 중고로 넘길 때 값이 다르다고 하시더군요.
그 문구가 좋아서 두시는 분. 이건 취향이니 뭐라 할 게 없죠.
버려도 되는 것과 버려야 하는 것은 다르다. 그 사이는 각자 정하면 된다.
저는 그건 안 떼고 그대로 뒀습니다. 빌려 가신 분이 다시 가져오신 거라 그분 것이니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버리시기 전에 뒤쪽 한 번만 보시면 다음 책 하나를 건지실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