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에 딱 한 번 들어와요. 다 팔리고 나서야 맛있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 원두예요.
볼리비아는 안데스 산맥 쪽에 있어요. 아주 높은 데서 커피를 길러요.
그래서 천천히 익고 맛이 촘촘해요. 산미가 또렷한데 날카롭지 않고, 단맛이 곱게 깔려요. 케냐처럼 확 오는 쪽이 아니라 조용히 좋은 쪽이에요.
콜롬비아와 에티오피아 사이 어딘가라고 말씀드리면 얼추 맞아요.
나오는 양 자체가 아주 적어요.
바다가 없어서 이웃 나라 항구까지 육로로 가야 해요. 산악 지대라 길도 험하고요. 그 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붙고, 오래 걸리면 생두 상태가 나빠질 위험도 커져요.
게다가 커피보다 다른 작물이 더 남는 지역이라 농가가 줄었어요. 남아 있는 곳은 소량으로 좋은 걸 만드는 쪽으로 갔고요.
물량이 적으니 값이 붙어요. 그런데 이름은 안 알려져 있어요.
값은 나가는데 손님은 모르시는 상태라, 가게 입장에서는 들이기가 조심스러워요. 설명을 많이 해야 팔리거든요. 저는 그래서 소량만 들여요.
이 원두는 다음에 또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어요.
저희 가게에서도 한 번 들어오면 그걸로 끝이에요. 그다음 해에 같은 게 들어올지는 저도 몰라요. 드셔보시고 마음에 드셨는데 못 구하는 일이 생겨요.
산지 원두는 대체로 그래요. 농산물이라 해마다 달라지거든요. 특히 물량이 적은 곳은 더 그렇고요.
커피는 공산품이 아니라 그해 농사라, 좋았던 걸 다시 못 만나는 일이 흔하더라고요.
옅게에서 중간 정도로 볶은 걸 블랙으로 드셔보세요.
향이 장점인 원두라 우유를 넣으면 아까워요. 그리고 뜨거울 때랑 식은 다음을 비교해보시면 단맛이 올라오는 게 느껴지실 거예요.
가게에서 못 보던 산지 원두를 만나시면 그날 사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