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통장을 정리하다가 묻더래요. 여기도 한 줄씩 쌓이는데 이것도 사슬이냐고요.
저도 그 말을 늘 듣기만 했지 왜 블록이고 왜 사슬인지는 몰랐거든요. 이번에 물어봤어요.
박예슬 이름에 뜻이 있는 건가요?
신미혜 이름 그대로인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오간 일을 한 건씩 따로 적는 게 아니래요. 얼마 동안 들어온 것들을 한 묶음으로 모아서 한 번에 적는다던데요.
그 묶음 하나를 블록이라고 부른다고요. 앞에서 채굴이 장부를 이어 쓸 차례를 정하는 일이라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때 이어 쓰는 게 이 묶음이었어요.
신미혜 하루치 장부를 저녁에 한 장으로 정리해 붙이는 셈이죠.
여기가 사슬이라는 말의 자리였어요.
새 묶음을 만들 때 앞 묶음을 요약한 짧은 표식을 그 안에 같이 적어 넣는대요. 그러면 묶음마다 앞의 것을 가리키고 있으니 줄줄이 이어지는 모양이 된다던데요.
박예슬 그럼 앞의 걸 고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 표식이 안 맞아진대요. 앞장을 고치면 그 뒤에 있는 묶음이 가리키던 게 어긋나고, 그 뒤의 뒤도 어긋나고요. 그래서 하나를 고치려면 그 뒤를 전부 다시 만들어야 한다더라고요.
저는 그 말을 듣고서야 "못 고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요.
앞에서 코인 장부를 참여한 곳마다 한 부씩 들고 있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 둘을 합치면 이렇게 된대요. 고치려면 그 뒤를 전부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집집마다 들고 있는 사본 모두에 대해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사실상 못 고치는 게 된다고요.
신미혜 사슬을 다시 잇는 것도 일인데 그걸 온 동네 것에 다 해야 하는 셈이죠.
이웃 언니가 처음에 물었던 게 그거였잖아요.
통장은 은행 한 곳이 갖고 있고, 틀리면 은행이 고쳐 준다고 했어요. 고쳐 줄 사람이 있다는 게 편한 점이고, 이쪽은 그 사람이 없게 만든 대신 아무도 못 고치는 거라던데요.
어느 쪽이 나은지는 저희가 정할 얘기가 아니래요. 다만 왜 그렇게 부르는지는 알아 왔어요.
한 건씩이 아니라 묶어서 적는다는 것, 그 묶음이 블록이라는 것, 새 묶음에 앞 묶음의 표식을 적어 넣어 줄줄이 이어진다는 것, 그래서 앞을 고치면 뒤가 다 어긋난다는 것, 그리고 그걸 집집마다 다 해야 해서 사실상 못 고친다는 것.
저는 이제 그 말을 들으면 하나는 알겠어요. 묶어서 적고 앞의 것을 이어 붙인다는 뜻이구나.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을 붙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