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창고에서 대학 때 쓰던 낡은 노트북을 꺼내 켰어요. 바탕화면에 남아 있는 파일 내려받기 프로그램 아이콘을 가리키면서 웃더라고요. 이게 코인이 됐다더라고요. 뉴스에서 비트토렌트라는 코인 이름을 들었대요.
박예슬 파일 내려받는 프로그램이 어떻게 코인이 돼요?
남편 말로는 비트토렌트는 원래 큰 파일을 한 곳에서 받는 게 아니라, 이미 받은 여러 사람한테서 조각씩 나눠 받는 방식이래요. 받은 사람은 또 다른 사람한테 조각을 나눠 주고요. 그래서 큰 파일도 빨리 받을 수 있었다던데요.
신미혜 김장 김치를 한 집에서만 얻어 오는 게 아니라, 이 집 저 집에서 한 포기씩 얻어 와서 한 통을 채우는 거예요.
그런데 문제가 있었대요. 받기만 하고 나눠 주지는 않는 사람이 많았다던데요. 다 받으면 프로그램을 꺼 버리니까요.
이 대목이 코인이 붙은 까닭이래요.
몇 해 전에 트론 코인을 만든 쪽이 비트토렌트 회사를 사들였대요. 앞에서 테더를 보낼 때 트론 이름이 같이 나온다고 들었잖아요. 그 트론이래요.
그러고는 조각을 나눠 준 사람한테 코인을 주는 구조를 붙였대요. 빨리 받고 싶은 사람은 코인을 내고, 나눠 준 사람은 그걸 받는 식이라던데요. 그게 비트토렌트 코인이래요.
박예슬 그럼 이제는 다들 나눠 주는 거예요?
남편도 그건 모르겠대요. 원래 프로그램을 쓰던 사람 대부분은 코인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도 들었대요.
또 하나 들은 건, 파일을 주고받는 것 말고 남는 저장 공간을 나눠 빌려주는 쪽으로도 넓혔대요. 앞에서 파일코인이 그런 걸 한다고 들었잖아요. 비트토렌트도 그 자리를 노린다던데요.
그리고 코인 수가 아주아주 많아서 한 개 값어치가 아주 작게 쪼개져 있다는 말도 들었어요. 앞에서 코인 발행량이 코인마다 다르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게 얼마나 쓰이는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비트토렌트가 원래 파일을 조각씩 나눠 주고받는 프로그램이라는 것, 받기만 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 트론 쪽이 회사를 사서 나눠 준 사람한테 코인을 주게 했다는 것, 저장 공간 쪽으로도 넓혔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코인 이름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이건 원래 있던 것에 코인을 붙인 거래요, 처음부터 코인이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