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읽다 보면 이런 대회가 나와. 어느 세가가 마을 광장에 무대를 세워. 그리고 방을 붙여. "우리 딸과 겨뤄 이기는 자를 사위로 삼는다."
이게 비무초친이야. 무공 겨루기로 배필을 정한다는 뜻이지. 무협에서 꽤 오래 쓰여온 장면이야.
무협 세계에선 무공이 곧 그 사람이야. 무공이 세면 집안을 지킬 수 있고, 무공이 약하면 못 지켜.
그러니까 무공 센 사위를 고르는 건 집안을 지킬 사람을 고르는 거야. 정혼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집안끼리의 약속이라고. 비무초친은 약속 대신 실력으로 정하는 방법이야.
그리고 딸이 직접 겨루는 경우가 많아. 딸보다 약한 사람은 애초에 안 된다는 거지.
근데 무협에서 비무초친은 계획대로 끝나는 법이 없어.
엉뚱한 사람이 이겨. 장난으로 올라온 주인공이 얼떨결에 이기거나, 악당이 이겨서 딸을 데려가려 하거나. 아니면 딸이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있어서 일부러 지려고 하거나.
무협 연회 얘기할 때 잔치 자리에서 꼭 사건이 터진다고 했잖아. 비무초친은 그 잔치에 칼까지 더한 자리야. 사건이 안 날 수가 없지.
잘 쓴 무협은 비무초친에서 딸의 마음을 놓치지 않아.
아버지는 센 사위를 원해. 근데 딸은 다른 걸 봐. 이긴 사람이 어떻게 이겼는지, 진 사람한테 어떻게 대했는지. 대련 얘기할 때 겨루는 모습에 관계가 묻어난다고 했는데, 비무초친에서 딸은 그걸 사람 됨됨이로 읽어.
그래서 결말은 대개 딸이 스스로 고르는 쪽으로 가. 대회 결과가 아니라.
객잔에서 이 얘기를 하는데 손님 하나가 그러더라. 요즘 같으면 당사자가 제일 먼저 반대할 거래. 다들 크게 웃었어.
맞는 말이야. 무협에서도 결국 그 반대가 이야기를 굴려. 정해진 대로 안 따르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거지.
비무초친이나 비슷한 대회 장면 중에 기억나는 거 있으면 들려줘. 끝에 누가 웃었는지가 제일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