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휴대폰으로 원숭이 그림을 여러 장 넘겨 보여 줬어요. 다들 하품하는 듯 심드렁한 표정이더라고요. 모자나 옷이 하나씩 다 달랐어요. 이게 지루한 원숭이라는 이름의 그림 모음이래요.
몇 해 전에 이름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이 이 그림을 사서 크게 화제가 됐대요. 뉴스에도 많이 나왔다던데요.
박예슬 그림이랑 코인이 무슨 상관이에요?
조카 말로는 앞에서 NFT가 그림을 산다는 게 무슨 말인지 들었잖아요. 이 원숭이 그림들도 그런 거래요. 그 뒤에 이 그림 모음 주변에서 에이프코인이라는 코인이 나왔대요.
처음에 원숭이 그림을 가진 사람들한테 에이프코인을 많이 나눠 줬대요. 앞에서 에어드랍 얘기를 들었잖아요. 그림을 들고 있던 게 그대로 코인으로 이어진 셈이래요.
신미혜 동네 이름난 가게 단골 카드를 가진 사람들한테 상품권을 한 묶음씩 나눠 준 거예요.
그리고 이 코인은 그림을 만든 회사가 아니라 따로 세운 모임이 관리한다고 들었어요. 코인 가진 사람들이 투표로 쓰임을 정하는 식이래요. 앞에서 거버넌스 토큰 얘기를 들었잖아요.
이 대목이 저는 제일 신기했어요.
이 그림 모음 쪽에서 가상 세계 땅을 팔았는데, 그 땅값을 에이프코인으로 받았대요. 그런데 한꺼번에 사람이 몰려서 이더리움 장부가 꽉 막히고 삯이 크게 올랐대요. 앞에서 플로우 얘기를 들었을 때 고양이 게임이 이더리움을 막았다고 했잖아요. 비슷한 일이 또 있었던 거래요.
박예슬 그럼 그 땅은 지금 뭐에 써요?
조카도 그건 잘 모르겠대요. 그 가상 세계가 생각만큼 빨리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던데요.
조카 말로는 에이프코인은 결국 원숭이 그림 모음의 인기를 많이 탄대요. 그림 얘기가 조용해지면 코인 얘기도 조용해진다던데요.
그게 앞으로 어떨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에이프코인이 지루한 원숭이 그림 모음에서 나왔다는 것, 그림 가진 사람들한테 많이 나눠 줬다는 것, 따로 세운 모임이 관리한다는 것, 가상 땅을 팔 때 이더리움이 막혔다는 것, 그림 인기를 그대로 탄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코인 이름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이건 무엇에서 이어져 나온 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