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표지가 어딘가 이상하다며 책을 도로 내려놓으셨습니다. 뭐가 이상한지는 모르겠다고요.
뉴스에서도 기계가 그린 표지 얘기가 나옵니다. 그 자리를 적어보겠습니다.
표지 하나 만드는 데 사람이 붙으면 시간과 돈이 듭니다.
그림 그리는 사람을 찾고, 방향을 맞추고, 몇 번 고치죠. 작은 출판사일수록 이게 부담이라고 하시더군요. 앞서 출판사가 문 닫는다는 얘기를 적었는데, 그 사정과 맞물려 있습니다.
기계로 만들면 그게 몇 시간으로 줄어듭니다. 그래서 표지에 값을 못 들이던 책부터 쓰기 시작했죠.
손님이 이상하다고 하신 게 뭔지 적어보겠습니다.
손가락과 글자가 어색합니다. 이게 제일 흔하죠. 손이 접히는 모양이 이상하거나, 배경 간판 글자가 글자가 아닌 모양입니다. 너무 매끈합니다. 붓 자국이나 사람 손의 흔들림이 없죠. 어디선가 본 것 같습니다. 여러 그림을 섞은 것이라 익숙한데 출처는 없는 느낌이 납니다. 안쪽과 안 어울립니다. 표지는 화려한데 내용이 담백한 경우요. 그림을 먼저 뽑고 책에 붙인 순서라 그렇습니다.
한쪽만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먼저 걸리는 쪽부터요.
그리던 사람의 일이 줄어듭니다. 뉴스에서 제일 크게 다루는 게 이 얘기입니다. 표지 그림은 원래 신인이 자리를 잡는 자리이기도 했다고 하더군요. 누구 그림을 배웠는지 안 밝힙니다. 이게 지금 다투는 대목이죠. 표지가 비슷해집니다. 앞서 책 표지가 비슷해 보이는 이유를 적었는데, 기계를 쓰면 그 쏠림이 더 빨라집니다. 같은 도구로 같은 유행을 뽑으니까요.
표지를 못 갖던 책이 갖게 됩니다. 자비로 내는 책, 아주 적게 찍는 책 같은 것들이죠. 고치기가 쉽습니다. 몇 번이고 다시 뽑을 수 있으니 작은 출판사가 시도해볼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이것도 값을 못 들이는 쪽에서 먼저 쓴다는 뜻이라, 좋기만 한 얘기는 아닙니다.
손님들이 제일 많이 물으시는 대목입니다.
아직 통일된 표시는 없습니다. 적어두는 출판사가 늘고는 있는데 의무는 아니죠. 그래서 판권면을 보셔도 안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인공지능이 읽어주는 오디오북을 적었는데, 소리 쪽은 표시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림 쪽은 아직 그 앞 단계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표지는 책의 일부입니다. 안 읽히는 표지면 손이 안 가고, 손이 안 가면 안 읽히죠. 그러니 표지 보고 고르시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다만 표지로만 고르지는 마십시오. 앞서 책 고를 때 첫 장 보는 법을 적었는데, 펴보시면 표지와 상관없이 알 수 있습니다.
표지는 책이 처음 말을 거는 자리다. 그 말을 누가 했는지는 점점 알기 어려워지고 있다.
제가 안을 펴서 보여드렸습니다. 글은 좋은 책이었죠.
빌려 가시면서 그러시더군요. 표지에서 멈출 뻔했다고요. 저는 그게 아까운 자리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