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를 보다가 이상했다면서 이 얘기를 꺼냈어요.
강미연 한쪽 회사 소식이 나왔는데 다른 회사도 같이 움직이더래요. 남편 쪽 가족 모임에서도 그 얘기가 나왔다던데요.
저는 이게 제일 안 맞았어요. 두 회사는 남이잖아요. 사장도 다르고 공장도 다른데 왜 남의 집 소식에 우리 집 값이 흔들리나요. 그래서 그날은 이걸 붙들고 물었어요.
영상에서 제일 먼저 나온 말은 두 회사가 같은 물건을 판다는 거였어요. 메모리요. 그리고 그걸 사 가는 곳도 겹친다고 했어요.
신미혜 시장에서 상추 파는 집이 둘인데 밭이 같은 거예요. 비가 안 오면 두 집 다 물건이 없는 셈이죠.
그러니까 한 회사만 겪는 일이 아니라 업계 전체가 같이 맞는 바람이 있다는 얘기잖아요. 그 바람을 업황이라고 부른다고 들었어요. 메모리가 잘 팔리는 때에는 두 곳이 같이 좋고, 안 팔리는 때에는 같이 나빠진다고요. 그러니까 한쪽 소식은 남의 집 소식이 아니라 밭 소식인 거예요. 값이 나란히 가는 게 그래서라는 거였어요.
여기서 한 가지 더 물었어요. 그럼 왜 이 바닥은 좋을 때랑 나쁠 때가 저렇게 번갈아 오나요?
강미연 공장 하나 짓는 데 몇 년씩 걸린대요. 그래서 물건이 조금씩 늘지 않고 한 번에 왕창 늘어난다더라고요.
쓰는 쪽은 조금씩 늘었다 줄었다 하는데, 만드는 쪽은 계단처럼 뭉텅이로 늘어난다는 말이었어요. 그러니 둘이 어긋나는 때가 생기고, 그게 돌아가면서 반복된다고 했어요. 게다가 사 가는 큰 곳이 몇 군데 안 되고 밖으로 파는 물건이라 환율까지 얹힌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흔들림이 큰 업종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오는 거였어요.
저는 여기서 또 잘랐어요. 그러면 두 회사가 늘 붙어 다니는 건가요? 그건 아니라고 했어요.
신미혜 같은 밭이어도 이 집은 상추가 좋고 저 집은 깻잎이 좋은 거예요. 비 오는 날 손해 보는 크기가 다른 셈이죠.
삼성전자는 메모리 말고도 남의 설계를 받아 만들어 주는 일까지 걸쳐 있고,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쪽에 더 모여 있다고 들었어요. 어느 회사가 어떤 물건에서 앞서 있는지도 때마다 다르다고 하고요. 그래서 큰 바람은 같이 맞아도 크기는 다르게 맞는다는 거였어요. 어느 쪽이 얼마나 다를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정리하면 이래요. 두 회사는 같은 물건을 같은 고객에게 팔아요. 그래서 같은 바람을 맞고, 값이 나란히 움직이는 걸로 보여요. 그리고 만드는 데 몇 년이 걸리는 업종이라 좋고 나쁨이 번갈아 오는 거고요. 다만 잘하는 칸이 서로 달라서 늘 똑같이 가지는 않아요.
여기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까지는 저는 몰라요. 그건 저녁상에서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도 왜 같이 움직이는지는 알겠더라, 오늘 알아낸 건 그거예요. 이유를 알고 보니까 나란히 가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어요.
강미연 밭이 같으면 같이 젖는 거라던데요. 그 말이 제일 와닿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