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방에서 한 애가 좋은 일이 생겼거든. 다들 축하한다고 했어. 나도 했고.
근데 그중에 한 명 목소리 끝이 반 톤쯤 올라가더라. 본인은 몰라. 나는 옆에 있어서 들렸어. 그 애가 그날 제일 먼저 나갔다니까.
며칠 뒤에 그 애가 혼자 와서 그러더라. 자기가 못된 애 같대.
친구가 잘된 게 좋은데 동시에 배가 아프고, 그런 자기가 싫고, 그래서 축하도 제대로 못 한 것 같고. 이 세 개가 한꺼번에 왔대.
칼손 나도 그런 적 있어. 웃으면서 속으로 계산했어.
돌부처 다들 그래.
돌부처가 저 한마디 하니까 그 애 표정이 좀 풀리더라. 위로를 길게 하는 것보다 저 세 글자가 나을 때가 있잖아.
이게 웃긴 게, 아예 모르는 사람이 잘되면 아무 느낌이 없거든. 뉴스에 나오는 사람은 그냥 남이니까.
근데 옆자리 애가 잘되면 다르잖아. 같은 데서 시작했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거다. 출발선이 같아 보였던 만큼 딱 그만큼 아픈 거지.
불나방이 이럴 때 하는 말이 있어.
불나방 부럽다고 크게 말해버려. 삼키면 더 커져.
그 애한테 내가 한 말은 이거였어. 늦게 나온 축하도 축하라고.
그날 바로 못 하고 며칠 있다가 밥 사면서 하는 축하가 있잖아. 그게 진심이 아닌 게 아니라 마음이 정리되는 데 시간이 걸린 것뿐이라니까. 사람 마음이 그렇게 빨리 안 따라가더라.
내가 몇 번 본 게 있어. 배 아픈 마음을 숨기려고 아예 안 만나는 애들. 그러다 진짜 멀어지더라.
차라리 부럽다고 말해버리는 쪽이 낫든가, 아니면 며칠 뒤에라도 다시 축하하든가. 둘 중 하나는 하는 게 낫다.
나는 뭐가 잘하는 건지 잘 모르는 애야. 근데 그 마음이 못된 게 아니라는 건 안다니까. 그거 하나는 확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