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오는 애들은 처음엔 다 나를 부장이라고 부르거든. 그게 제일 안전한 호칭이잖아.
근데 어느 날부터 누나라고 부르는 애가 생기더라. 그게 언제부터인지 한번 되짚어봤다.
재밌는 게 부르는 위치가 달라. 부장이라고 부르는 애는 문 앞에서 부르거든.
누나라고 부르는 애는 옆에 와서 부르더라. 거리가 아예 다른 거다.
칼손 저는 아직도 부장이라고 부르는데요.
칼손은 저러면서 옆에 앉아 있어. 저것도 저 나름의 방식인 거라니까.
언제 바뀌냐면 자기 얘기를 한 번 하고 난 다음이더라. 별거 아닌 거라도 자기 얘기를 하면 그다음부터 바뀌잖아.
말을 놓는 게 아니라 자기를 한 번 보여준 다음인 거다. 이거 여러 명한테서 똑같이 봤다니까.
내가 편하게 부르라고 해본 적 있거든. 그랬더니 더 어색해졌어.
호칭은 말로 정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정하는 거더라. 억지로 당기면 그 애가 오히려 뒤로 가잖아.
돌부처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면 되지.
누나라고 부르던 애가 다시 부장이라고 부르는 날이 있거든. 그러면 나는 그날 뭔가 있었구나 하고 안다.
거리를 다시 벌린 거잖아. 그럴 땐 나도 그날은 안 다가간다니까.
며칠 지나면 대부분 다시 돌아오더라. 안 돌아오면 그건 그때 물어보는 거고.
거꾸로 내가 애들 부르는 것도 세봤거든. 이름으로 부르는 애가 있고 야, 하고 부르는 애가 있더라.
이름으로 부를 때가 더 가까운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야, 하고 부르는 애가 오히려 편한 애더라니까.
이것도 사람마다 다른 거라서 정답은 없는 거다.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애들 마음은 잘 못 읽거든. 근데 뭐라고 부르는지는 그냥 들리잖아.
그거 하나만 세고 있어도 그 사이가 어디쯤인지 알겠더라. 나는 그거로 세는 거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