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들었다면서 이름을 하나 들고 왔어요.
강미연 셀트리온이라는 데가 자꾸 나오더라고요. 복제약을 만드는 회사라던데요.
저는 그 말이 제일 걸렸어요. 복제라면 그냥 베끼는 거잖아요. 베낀 걸 파는 게 회사가 되나요. 그리고 베낄 수 있는 거면 아무나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것부터 물었어요.
알아보니 약을 만드는 방법이 크게 둘로 갈린대요.
하나는 화학으로 짓는 거래요. 설계도가 있고 그대로 섞으면 같은 게 나오는 쪽이요. 이건 원래 만든 회사의 권리가 풀리면 다른 데서 똑같이 지을 수 있대요. 여기 붙는 이름이 우리가 아는 복제약이고요.
다른 하나는 살아 있는 세포를 키워서 얻는 쪽이래요. 여기가 다르대요. 설계도를 안다고 해도 똑같은 게 안 나온다는 거예요.
신미혜 이건 김치예요. 같은 날 같은 배추로 담가도 통마다 맛이 달라지는 거예요.
미혜 언니가 김치통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뚜껑을 번갈아 열어 보이는데 그 말이 바로 들어오더라고요.
여기서 다시 물었어요. 그럼 같은 게 아니라는 거잖아요. 같지도 않은 걸 어떻게 파나요.
그래서 이름부터 다르대요. 이쪽은 복제라고 안 하고 비슷하다는 말을 붙인다는데요. 똑같다고 주장하지 않는 대신, 몸 안에서 하는 일이 앞의 것과 다르지 않다는 걸 따로 보여야 한다고 들었어요.
그 보이는 과정이 만만치 않대요.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을 다시 하고 나라마다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건 베끼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서 같은 자리까지 데려가는 일인 거잖아요.
강미연 그래서 몇 해가 걸린대요. 아무나 못 들어온다던데요.
정리하면 이래요. 먼저 나온 약이 있고, 그 약을 지킬 권리가 붙어 있고, 그 권리가 풀리는 때가 정해져 있대요. 이쪽 회사들은 그 때가 오기 몇 해 전부터 미리 만들어 두고 기다린다는 거예요.
권리가 풀리면 같은 자리에 물건이 하나 더 놓이잖아요. 먼저 나온 것보다 값을 낮춰 내놓는 게 이 장사의 뼈대라고 들었어요. 환자 쪽에서는 쓸 수 있는 게 하나 늘고, 나라 살림 쪽에서는 나가는 돈이 줄어드는 거고요.
그러면 왜 뉴스에 이름이 자주 나오나요. 권리가 풀리는 때가 약마다 정해져 있어서 그 앞뒤로 얘기가 몰린다고 하더라고요. 어느 나라에서 허가가 났다, 어느 나라에서 못 팔게 막혔다 하는 얘기도 같이 붙고요.
이 대목이 저는 제일 헷갈렸어요. 앞서 약을 대신 만들어 주는 회사가 있다고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그 회사랑 같은 건가요.
다르대요. 대신 만들어 주는 쪽은 남의 이름이 붙은 물건을 받아서 찍어주고 삯을 받는 자리고요. 여기는 자기 이름을 붙여서 직접 판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공장을 빌려주는 쪽과 물건을 파는 쪽이 다른 거잖아요.
신미혜 남의 반찬을 맡아 담가주는 집이랑, 자기 상호 붙여서 파는 집이 다른 거예요.
칩을 대신 만들어 주는 회사 얘기를 알아본 날에도 똑같은 갈림이 나왔어요. 만드는 자리와 파는 자리는 늘 갈라져 있더라고요.
베끼는 게 아니라 다시 만드는 것, 그래서 똑같다가 아니라 비슷하다고 부른다는 것, 그 비슷함을 증명하는 데 시간과 돈이 들어서 아무나 못 들어온다는 것. 오늘 알아낸 건 이만큼이에요.
이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그건 저희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니잖아요. 다만 복제라는 말 하나 때문에 통째로 오해하고 있었다는 건 알았어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넘어가요. 저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