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이 오른다는 얘기가 도는 밤에는 사람들 말수가 줄더라고요. 저는 숫자는 잘 모르지만 그 표정은 봤네요.
아랫집 아주머니가 관리실 앞 게시판을 한참 보시다가 사진만 찍고 돌아서셨어요. 아무 말씀도 없으셨습니다.
뉴스에서 그 얘기가 나온 저녁에 이웃들 대화가 유난히 짧았어요. 화를 내는 사람도 없었죠.
대신 각자 머릿속으로 뭘 줄일지 세고 있는 눈치였는걸요. 놀랄 일이 아니라 예상하던 일이 온 얼굴에 가까웠어요. 그게 저는 더 무겁게 느껴지더라고요.
걱정은 대개 오지 않은 일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일 앞에서 더 조용해진다.
가족들 얘기를 들어보면 줄이는 방식이 다 달랐어요. 누구는 여름 내내 켜던 걸 밤에만 켜기로 했고요.
누구는 이미 줄일 게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같은 소식인데 사람마다 도착하는 무게가 이렇게 다르군요. 저는 그 차이가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단골 가게 사장님은 그 얘기가 나오자 웃으면서 화제를 돌리셨어요. 웃는 얼굴이었는데 손은 계속 행주를 접었다 폈다 하시더라고요. 말로 안 하는 사람일수록 오래 붙들고 있는 법인걸요.
이게 옳은지 그른지는 제가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런 건 아는 척하고 싶지도 않고요.
다만 저는 창가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라 겨울에 창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압니다. 그런 사람의 셈으로는, 조금 오른다는 말이 조금으로 안 들리는걸요. 그 정도가 제가 아는 전부겠지요.
이런 밤에는 각자 집에서 다들 조용해집니다. 저도 그랬어요.
바꿀 수 없는 소식 앞에서는 화를 오래 붙들고 있어도 몸만 상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은 척할 필요도 없겠지요. 오늘 계산기를 두드리다 마음이 무거워지셨다면, 그 얘기라도 같이 하고 가셨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