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 손글씨 종이가 붙었어요. 조용히 부탁드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루 만에 떼어져 있더라고요. 누가 뗐는지는 모르겠네요.
이 일이 어려운 건 소리가 남지 않아서인 것 같아요. 들은 사람만 알고 있죠.
그러니 대화가 시작부터 어긋나는걸요. 한쪽은 매일 겪는 일이고 다른 쪽은 그런 적 없다고 하는 자리가 되는 셈이군요. 저는 그래서 이런 다툼이 유난히 오래간다고 생각했어요.
서로가 진심으로 말하고 있을 때조차, 두 사람의 세계는 다를 수 있다.
낮에는 안 들리던 게 밤에는 크게 들립니다. 집이 조용해지니까요.
아래층 이웃이 밤에만 유독 힘들다고 하시던데, 저는 그 말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창가에 오래 앉아 있으면 밤의 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알거든요. 같은 발소리도 시간에 따라 무게가 다른걸요.
위층에 아이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저는 그쪽 사정도 짐작만 합니다.
아이에게 뛰지 말라고 하루 종일 말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미안해하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자리가 있는걸요. 그래서 종이가 떼어진 게 화가 나서인지 민망해서인지도 저는 모르겠더라고요.
누가 옳은지는 제가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저는 양쪽 집에 다 안 살아봤으니까요.
다만 이 일이 사람을 얼마나 지치게 하는지는 알겠습니다. 자기 집에서 쉬지 못하는 것만큼 지치는 일도 드무니까요. 어느 쪽이든 집이 편하지 않다는 점에서는 같은 처지겠지요.
그 뒤로 복도는 조용합니다. 해결됐다기보다 각자 참고 있는 쪽에 가깝겠지요.
저는 이런 일이 깨끗하게 끝나는 걸 별로 못 봤어요. 그래도 서로를 나쁜 사람으로 부르는 데까지는 안 갔으면 하는걸요. 오늘 그런 소리 때문에 마음이 상하셨다면, 그 얘기는 여기서 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