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도 답을 못 한 대화방 네 개가 화면 위쪽에 그대로 떠 있었어요. 미운 사람들도 아니고 어려운 얘기도 아니었어요. 그냥 답을 못 하고 있었던 거더라고요.
하루가 지나면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붙여야 할 것 같고, 사흘이 지나면 그동안의 사정도 설명해야 할 것 같죠. 그렇게 답장이 점점 커지면 손대기가 더 어려워지더라고요.
그러니 답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답이 너무 커져서 못 하는 셈인걸요.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겠지요.
메시지 하나 보내는 데 무슨 힘이 드나 싶지만 그렇지 않더라고요. 상대의 말을 읽고, 상태를 헤아리고, 어떻게 들릴지 고르는 일이 다 들어 있으니까요. 여러 사람과 그걸 하려면 하루치 기운이 꽤 나가요.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은 하지 못한 채로 남아 있는 일들이다.
밀린 답장은 그렇게 남아서 종일 마음을 밟고 다녀요. 안 한 일인데도 한 일보다 더 피곤한걸요.
저는 요즘 답장을 짧게 해요. 잘 지냈다는 말과 다음에 보자는 말 정도로요. 길게 못 쓸 바에 안 쓰는 것보다, 짧게라도 닿는 편이 서로에게 낫더라고요.
받는 쪽도 대개 긴 답장을 기다린 게 아니었어요. 그냥 아직 사이가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그 확인에는 긴 문장이 필요하지 않더라고요.
네 개를 다 하려면 시작을 못 해요. 저는 그중 제일 짧게 끝나는 하나만 골라 보내요. 하나를 보내면 이상하게 나머지도 조금 가벼워지더라고요. 밀린 것이 셋으로 줄어서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확인돼서겠지요.
오늘도 못 보낸 답장이 남아 있다면, 무심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부르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마음이 남아 있으니까 무거운 거겠지요. 그 무거움을 아는 사람이 여기 하나쯤 있다고 생각하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