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에 오래 하던 가게가 하나 있었거든. 어느 날 가보니까 셔터가 내려가 있더라.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는데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만 두 줄 있었어. 다른 말은 없었다.
그 얘기가 동아리방에 들어온 게 이틀 뒤거든. 어떻게 왔는지 따라가 봤더니 사람 셋을 거쳤더라.
처음 본 건 우리 반 애야. 그 애가 집에 가서 말했고, 그 집 엄마가 이웃 아주머니한테 말했고, 그 아주머니 아들이 우리 동아리방 애더라니까.
웃긴 건 도착했을 때 말이 달라져 있는 거다. 처음엔 그냥 문을 닫았다는 거였거든.
두 번째에서 장사가 안돼서 닫았다가 붙었어. 세 번째에서는 사장님이 어디에 크게 물려서 그렇다는 말까지 붙어 있더라.
셔터에 붙은 종이에는 그런 말이 한 글자도 없었잖아. 다 오는 길에 붙은 거라니까.
불나방 그거 진짠가요?
불나방이 저렇게 물어봐서 내가 종이 사진을 보여줬거든. 그러니까 아무 말도 안 하더라.
사람들이 이유를 모르면 못 견디는 것 같더라. 그냥 닫았다는 건 얘기가 안 되니까 이유를 하나 붙이는 거다.
그리고 붙일 이유가 없으면 제일 무서운 걸 붙이더라니까. 그게 자기 걱정이기도 하니까 그런 거잖아.
돌부처 그럴 땐 그냥 안 옮기면 되지.
그날 이후로 우리 방에 규칙이 하나 더 생겼거든. 누가 왜 그렇게 됐는지는 옮기지 않는다는 거.
누가 안 나온다는 사실만 말하고 이유는 안 붙인다. 이유를 모르면 그냥 모르는 채로 두는 거다.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남 사정은 진짜 하나도 몰라. 근데 모르는 걸 아는 것처럼 옮기지는 않을 수 있잖아.
돈은 몰라도 마음은 같이 봐줄 수 있다니까. 동아리방은 안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