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또 이상한 말을 물어왔어요.
강미연 뉴스에서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말을 들었대요. 김치 얘기가 아니라 코인 얘기라던데요.
박예슬 같은 물건이 두 값이면 그게 말이 되나요? 그럼 싼 데서 가져다 비싼 데 놓으면 되잖아요.
예슬이 말이 맞는데, 그게 안 되는 사정이 있어서 생기는 일인 거예요.
배추는 어디서나 배추잖아요. 그런데 육지 값하고 섬 값이 다를 때가 있어요. 배가 하루 한 번밖에 안 뜨면 그래요.
섬에서 김장철이 닥쳐서 다들 배추를 찾으면 그 동네 값이 붙어요. 육지엔 배추가 널렸는데도요. 왜냐면 그걸 옮기려면 배를 기다려야 하고, 실을 수 있는 양도 정해져 있으니까요. 옮기기 어려우면 동네마다 값이 갈리는 거예요.
반대로 택배가 하루 만에 오는 물건은 동네마다 값이 거의 같아요. 값이 벌어질 새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값 차이는 물건 탓이 아니라 길 탓인 셈이죠.
들어보니 코인도 나라마다 사고파는 자리가 따로 있대요. 우리는 우리 돈으로, 저쪽은 저쪽 돈으로 사고팔고요.
그런데 그 사이를 오가는 길이 배추 옮기는 것보다 까다롭대요. 돈을 국경 밖으로 보내는 데 절차가 있고,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양도 정해져 있고, 계좌를 트는 데도 조건이 붙는다고 들었어요. 길이 좁으면 값이 붙는다는 그 얘기가 여기서도 그대로인 거예요.
우리 쪽이 더 비쌀 때 그걸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부른대요. 우리 쪽이 더 쌀 때도 있고요. 어느 쪽이든 같은 물건인데 옮기기가 어려워서 생기는 틈인 셈이죠.
박예슬 그럼 그 틈은 언제 메워지나요?
길이 넓어지면 좁아지고 좁아지면 벌어진대요. 다만 지금 어느 쪽이 비싼지,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는 저희가 알 수도 없고 알아볼 자리도 아닌 거예요. 그 틈으로 뭘 해보라는 얘기는 더더욱 아니고요.
값이 다르다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것. 저는 이걸 알고 나서 시장 볼 때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우리 동네 두부가 시장보다 비싼 것도 같은 얘기잖아요. 두부가 다른 두부라서가 아니라 여기까지 오는 길이 다른 거예요. 값을 보고 물건을 의심할 게 아니라 길을 봐야 하는 셈이죠.
이름이 김치라서 우리만의 일 같지만, 옮기기 어려운 물건은 어디서나 이렇게 값이 갈린다고 들었어요. 나라가 다르면 길이 더 좁아지는 거고요.
같은 물건이라도 옮기는 길이 좁으면 동네마다 값이 갈린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이 틈이 넓어질지 좁아질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그건 규칙을 정하는 쪽 몫이라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앞서 알아본 가스비도 그랬잖아요. 이름은 낯설어도 뜯어보면 살림에 다 있는 얘기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