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이번엔 이런 말을 물어왔어요.
강미연 이웃 언니 남편이 그러는데 어떤 코인은 원래 하나였다가 둘로 갈라진 거래요. 비트코인캐시라는 게 그렇게 나왔다던데요.
박예슬 갈라졌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그럼 원래 있던 건 어느 쪽인데요?
미연 언니가 대답을 못 하고 저를 봤어요. 저도 몰라서 물어봤는데, 알고 보니 집안 제사 갈라지는 얘기하고 똑같은 거예요.
한 집안에서 제사를 지내다가 형제끼리 법을 두고 다투는 일 있잖아요.
한쪽은 예전 하던 대로 하자고 하고, 한쪽은 이러저러하게 고치자고 하고요. 끝까지 안 맞으면 결국 상을 따로 차리게 되잖아요. 그날부터 한 집안 제사가 두 상이 되는 거예요.
코인도 그렇대요. 같은 장부를 나눠 쓰던 사람들이 규칙을 고치는 문제로 갈라서면, 그 시점부터 장부가 둘로 나뉜다고 들었어요. 한쪽은 예전 규칙대로 가고 한쪽은 고친 규칙으로 가는 셈이죠.
이 대목이 저는 제일 신기했어요.
제사가 갈라져도 그 전 족보는 양쪽이 다 갖고 있잖아요. 할아버지가 두 분이 되는 게 아니고요. 코인도 갈라지기 전까지의 기록은 양쪽에 그대로 남는다고 들었어요. 갈라진 건 앞으로 쓸 장부지 지나간 기록이 아닌 거예요.
박예슬 그럼 갈라지기 전에 갖고 있던 사람은 어떻게 되나요?
양쪽에 다 이름이 올라가 있게 된대요. 상이 둘로 나뉘어도 족보엔 그대로 있는 것과 같은 거예요. 다만 그다음부터는 두 상이 따로 굴러가니까 사정도 따로 가는 셈이죠.
무슨 대단한 기술 얘기인 줄 알았는데 들어보니 사람 사이 일이었어요.
한 번에 얼마나 담을지, 값을 얼마나 물릴지, 누가 정할지. 이런 걸 두고 의견이 갈린대요. 계모임에서 회비를 올릴지 말지로 갈라서는 것과 다를 게 없는 거예요. 같이 쓰는 규칙이라 한 사람이 못 정하고, 그래서 갈라지기도 하는 셈이죠.
저는 이 대목에서 오히려 마음이 놓였어요. 어려운 말로 덮여 있어서 그렇지 안을 열면 다들 아는 살림 다툼인 거예요.
한쪽이 사람이 많이 남고 한쪽은 조용해지는 일이 흔하다고는 들었어요. 상을 둘로 차렸는데 한쪽에만 식구가 모이는 것처럼요.
다만 어느 쪽에 사람이 남을지, 지금 어느 쪽이 어떤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저희는 갈라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까지만 알아두는 거예요.
같은 장부를 쓰던 사람들이 규칙을 두고 갈라서면 그때부터 장부가 둘이 된다는 것, 그 전 기록은 양쪽에 남는다는 것, 갈라서는 이유는 결국 사람들 사이 다툼이라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앞서 알아본 이더리움 가스비 이야기도 그랬잖아요.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으니 그걸 어떻게 할지를 두고 말이 나오는 거예요. 어려운 이름을 걷어내면 자리 다툼이더라는 게 오늘의 소득인 말이에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