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저녁 먹고 와서 회사 이름 두 개를 꺼냈어요.
강미연 옆집 언니가 그러는데 뉴스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랑 현대로템이 자꾸 같이 나온대요. 둘 다 무기 만드는 회사라던데요.
박예슬 무기라고만 하면 뭉뚱그린 거 아닌가요? 둘이 같은 걸 만드는 건 아닐 텐데요.
저도 이름만 들었을 땐 비슷한 집인 줄 알았어요. 찾아보니 문패만 나란히 걸렸지 안쪽 부엌은 아주 다른 집인 거예요.
여기는 원래 항공기 엔진을 만들던 집인 거예요. 비행기가 뜨려면 엔진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만들고 손보는 일을 오래 해온 집인 거예요.
거기에 자주포하고 다연장 로켓 같은 것도 만들어요. 궤도가 달린 차에 큰 포를 얹은 K9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것도 이 집에서 나온 거라고 들었어요. 우주로 올라가는 발사체 엔진에도 손을 댔다고 뉴스에서 들었어요. 무기 만드는 집이라고만 부르기에는 하는 일이 넓은 거예요.
정리하면 뭔가를 움직이게 하는 쪽을 맡은 집인 셈이죠.
강미연 한화오션이라는 배 만드는 회사도 같은 한화 쪽이라던데요.
그건 맞아요. 다만 배 얘기는 날을 따로 잡기로 했어요. 한 상에 다 올리면 밥상이 어지러워지는 셈이죠.
현대로템은 전철이랑 기차를 만드는 회사인 거예요. 우리가 타는 전동차, KTX-이음 같은 열차가 여기서 나온 물건인 거예요.
그러면서 전차도 만들어요. K2라고 부르는 그거요. 철길 위를 달리는 것도 만들고 흙길 위를 달리는 것도 만드는 집인 거예요. 제철소에 들어가는 큰 설비도 한다고 들었어요. 전차 만드는 집치고는 손대는 데가 많은 거예요.
박예슬 전철이랑 전차를 왜 한 회사에서 만드나요? 전혀 다른 물건 아닌가요?
저도 그게 걸렸는데, 듣기로는 둘 다 무거운 쇳덩이를 굴러가게 만드는 일이라 겹치는 데가 많대요. 바퀴, 궤도, 몸체 짜는 기술 같은 거요.
우리 집으로 치면 밥솥 만들던 데서 전기 주전자도 만드는 것과 같은 거예요. 물건은 달라 보여도 안에 들어가는 기술이 한방을 쓰는 셈이죠.
한쪽은 힘을 내는 집이고 한쪽은 몸을 만드는 집인 거예요.
부엌으로 옮기면 이래요. 한쪽은 불을 대는 집이에요. 화구, 화력, 그러니까 움직이게 하는 힘이요. 다른 쪽은 냄비하고 그릇을 짜는 집이고요. 불만 있고 냄비가 없으면 밥이 안 되고, 냄비만 있고 불이 없어도 밥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뉴스에서 두 이름이 나란히 나온다고 해서 같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에요. 한 상에 올라가는 자리가 서로 다른 셈이죠.
이 집들이 지금 얼마나 바쁜지, 앞으로 어떻게 굴러갈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안에서 일하는 사람도 다 알기 어려운 걸 저녁상에 앉은 우리가 알 도리가 없는 셈이죠.
그래서 저희는 여기까지만 해요. 뭘 만드는 집인지, 왜 그런 걸 만들게 됐는지. 그건 뉴스가 식어도 안 변하는 거라 알아둘 만한 거예요.
배 만드는 집 이야기는 다음번에 따로 알아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이런 이름들이 왜 늘 남들 다 알고 난 뒤에 우리 귀에 들어오는지, 그 순서 얘기도 한번 짚어보려고요. 그게 더 궁금하다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미연 언니가 물어온 이름, 예슬이가 자른 질문, 제가 옮긴 비유.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이에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