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를 보다가 이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어느 회사가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대요. 남편이 그거 좋은 소식이라던데요.
박예슬 자기 걸 자기가 왜 사요? 그럼 돈이 어디로 가는 건가요?
예슬이 말이 맞는 물음인 거예요. 저도 처음엔 그게 제일 안 풀렸거든요. 자기 물건을 자기가 사면 그냥 제자리 아닌가 싶었던 말이에요.
저는 이걸 김장 김치로 이해했어요.
김치를 담가서 통 열 개에 나눠 담았다고 쳐요. 우리 식구가 다섯이면 두 통씩 갖는 셈이죠. 그런데 집주인이 밖에 나가 있던 통 두 개를 도로 사와서 아예 없애버린 거예요. 김치 양은 그대로인데 통은 여덟 개가 된 셈이죠.
그러면 남은 사람 몫이 조금씩 두꺼워지는 거예요. 새로 담근 것도 아니고 더 사온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나누는 칸이 줄었으니까 한 칸이 커진 것뿐인 거예요.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여서 없애는 걸 소각이라고 부른다더라고요. 김치통을 도로 사서 아예 치워버리는 거랑 같은 거예요.
여기서 하나 갈라야 한다고 들었어요. 사들이는 것과 없애는 것은 서로 다른 말인 거예요.
사들여서 창고에 넣어두기만 하면 통은 그대로 열 개인 셈이죠. 언젠가 그 통을 도로 내놓을 수도 있는 거고요. 그래서 뉴스에 나올 때 사들인다까지만 나왔는지, 없앤다까지 나왔는지를 보라고 하더라고요.
박예슬 그럼 사놓고 안 없애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건가요?
그건 아니래요. 사들이는 동안은 사겠다는 사람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니까요. 다만 그건 그동안뿐인 거고, 통 수가 줄어드는 건 없앴을 때뿐인 거예요.
회사에 돈이 남았을 때 쓸 데가 몇 가지 있대요. 공장을 더 짓거나, 사람을 더 뽑거나, 빚을 갚거나, 주주한테 나눠주거나.
나눠주는 방법이 두 가지인 셈이죠. 하나는 배당으로 현금을 주는 거고, 다른 하나가 이 통을 줄이는 쪽인 거예요. 배당은 받는 쪽에서 세금을 떼는 게 있는데 이쪽은 그게 다르다는 말도 들었어요. 그래서 회사마다 골라서 한다고 하더라고요.
강미연 요새는 주주한테 돌려주라는 말이 많이 나온대요. 그래서 이 얘기가 부쩍 자주 들린다던데요.
그런데 남편이 예슬이한테 한마디를 덧붙였대요. 이게 늘 반가운 소식은 아닌 거예요.
회사가 돈을 공장이나 사람한테 안 쓰고 통 줄이는 데 쓴다는 건, 달리 보면 더 벌어들일 데를 못 찾았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는 말인 거예요. 살림으로 치면 가게를 넓히는 대신 식구들한테 용돈을 나눠준 셈이죠.
그러니까 이걸 했다는 것만 보고 좋다 나쁘다를 가를 일이 아니라는 말이에요. 그 회사가 원래 뭘 하는 집인지랑 같이 봐야 한다고 들었어요. 어느 쪽이 나은지는 저희가 가릴 자리가 아닌 거예요.
정리하면 이래요.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여서 없애면 나누는 칸이 줄어드는 거예요. 사놓기만 한 것과 없앤 것은 다른 얘기인 셈이죠. 그리고 이걸 왜 했는지는 그 집 사정을 봐야 아는 일인 거예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희가 알 수 있는 게 아닌 거예요. 다만 뉴스에서 이 말이 나왔을 때 통이 줄었는지 그대로인지는 이제 갈라볼 수 있는 셈이죠.
저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