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들고 온 말이 이번엔 좀 헷갈렸어요.
강미연 어떤 코인이 어디에 올랐다더라, 어디서 내려갔다더라 하는 말을 들었대요. 그게 값 얘긴 줄 알았는데 아니라던데요.
박예슬 값이 아니면 뭐가 오르내린다는 건가요? 물건이 어디로 올라간다는 거예요?
저도 같은 데서 걸렸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파는 자리 얘기인 거예요.
동네 마트를 생각하면 쉬웠어요.
세상에 반찬 만드는 집은 많지만 우리 동네 마트 매대에 들어가는 건 그중 몇 군데뿐이잖아요. 매대에 자리를 얻어야 동네 사람이 그걸 사요. 자리가 없으면 물건이 있어도 여기서는 못 사는 거예요.
코인도 그렇대요. 사고파는 자리가 있고, 거기에 올려줄지 말지를 그 자리에서 정한다고 들었어요. 올라가면 우리 돈으로 사고팔 수 있는 사람이 늘고, 안 올라가 있으면 여기서는 손이 안 닿는 셈이죠.
예슬이가 여기서 물었어요.
박예슬 매대에서 빠지면 그 물건은 없어지는 건가요?
그건 아니래요. 매대에서 빠져도 반찬집은 그대로 있잖아요. 다만 우리 동네에서 못 살 뿐이고, 사려면 다른 데를 찾아가야 하는 거예요.
코인도 그 자리에서 내려가면 거기서는 못 사고팔고, 갖고 있던 사람은 자기 지갑으로 옮겨두게 된다고 들었어요. 물건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파는 자리가 없어지는 셈이죠. 다만 사려는 사람이 닿기 어려워지니 조용해지기는 한대요.
그럼 뭘 보고 올리고 내리느냐가 궁금했는데, 여기서는 물러설 수밖에 없어요.
만든 데가 어디인지, 쓰는 사람이 있는지,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지 같은 걸 본다고는 들었어요. 그런데 그 안에서 어떻게 따지는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마트가 어떤 반찬을 매대에 올릴지 정하는 속사정을 우리가 모르는 것과 같은 거예요.
그리고 이건 꼭 적어두고 싶었어요. "어디에 곧 올라간대" 하는 말이 돌아다닌다는데, 그건 저희가 확인할 데가 없는 얘기인 거예요. 확인 못 하는 말은 그냥 흘리는 게 낫다고 봐요. 저희는 그런 말을 옮기는 자리가 아닌 셈이죠.
저는 이 대목이 남았어요. 사고파는 자리가 나라마다, 회사마다 따로 있다는 것.
같은 물건인데 이 매대엔 있고 저 매대엔 없어요. 그러니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보이는 게 다른 거예요. 앞서 알아본 김치 프리미엄 얘기가 왜 생기는지도 여기서 조금 더 잡혔어요. 자리가 나뉘어 있으면 값도 사정도 자리마다 갈리는 셈이죠.
오른다 내린다가 값이 아니라 파는 자리 얘기라는 것, 내려가도 물건이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것, 올리고 내리는 속사정은 밖에서 알기 어렵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어디에 뭐가 오를지 내릴지는 저희가 알 수 없고 알아볼 자리도 아닌 말이에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