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신입한테 말하다가 내 입을 손으로 막았다. 방금 내가 뭐라고 했지 싶어서.
이 말을 했다. 신입이 뭐라고 물어봤는데 설명하기 귀찮아서 저렇게 잘랐거든.
말하고 나서 바로 알았다. 이거 내가 제일 싫어하던 말이잖아. 선배들이 나한테 저렇게 말할 때마다 속으로 욕했었다니까.
근데 내가 하고 있더라. 그것도 똑같은 말투로.
그때 왜 싫었는지 다시 생각해봤다.
틀렸다고 하는 게 싫었던 게 아니야. 틀린 건 틀린 거니까. 싫었던 건 더 물어볼 자리를 막아버리는 것이었거든.
앞의 말은 대화고 뒤의 말은 끝내는 말이더라. 나는 뒤엣것만 계속 들었던 거고.
이게 진짜 웃긴 지점인데, 내가 그 말을 한 이유가 선배들이랑 똑같았다.
설명할 자신이 없어서 그랬다. 나도 제대로 아는 게 아니거든. 아는 척은 해야겠고 설명은 못 하겠으니까 저 말로 덮은 거야.
선배들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좀 이상했다. 그때는 저 사람들이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자기도 몰라서 도망친 거였을 수도 있잖아.
이 얘기 꺼냈더니 애들도 하나씩 나오더라.
불나방 나는 "그러게 내가 뭐랬냐" 이거. 근데 나도 하더라.
돌부처 나는 "너 그럴 줄 알았어".
칼손 나는 "됐어 신경 쓰지 마" 이거 듣기 싫었거든.
셋 다 자기가 그 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는데도 나온다니까. 그게 제일 무서운 부분이다.
방법을 찾은 건 아니고, 그냥 하나만 정했다. 저 말이 나오려고 하면 "나도 잘 모르는데" 부터 붙이기로.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은데 꽤 다르더라. 모른다고 먼저 말하면 그다음에 자를 수가 없거든. 같이 찾아보게 되고.
신입한테 다시 가서 아까 그거 내가 잘못 말했다고 했다. 걔가 좀 놀라더라. 부장이 그런 말 하는 거 처음 본다는 표정이었다.
야, 너도 어릴 때 제일 듣기 싫었던 말 하나 있을 거다. 그거 지금 네가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봐라. 나는 하고 있더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