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에서 제일 크게 떠들던 애가 어느 날부터 조용해졌거든. 안 나간 건 아니야. 읽긴 읽어.
읽음 표시만 지나가고 대답이 없는 게 사흘쯤 이어지면 그때부터 애들이 눈치를 보더라.
내가 처음에 실수한 게 이거야. 대놓고 물어봤거든. 무슨 일 있냐고.
그랬더니 아무 일 없다고 하고 그다음부터 아예 안 읽더라. 잘못 건드린 거지. 그 질문은 상대한테 설명을 시키는 말이잖아.
설명할 힘이 없어서 조용해진 앤데 설명을 시키면 더 숨는다니까.
칼손 나도 그런 적 있어. 물어보길래 그냥 나가버렸어.
몇 번 실패하고 나서 방법을 바꿨어. 아무것도 안 묻고 딴 얘기를 하는 거.
밥 먹었냐, 오늘 급식 뭐 나왔냐, 그 드라마 봤냐. 이런 거 물어보면 대답이 오더라. 대답하기 쉬운 걸 물어봐야 입이 열리는 거였어.
불나방 나는 그냥 사진을 보내. 아무 사진이나.
돌부처 나는 아무 말도 안 하고 기다려.
돌부처 방식도 되긴 하는데 그건 성격이 받쳐줘야 하더라.
또 하나 알게 된 게 있어. 여러 명 있는 데서 말 걸면 부담스러워한다는 거.
다들 보고 있는 데서 대답하려면 괜찮은 척을 해야 하잖아. 그럼 또 힘 들어가지. 따로 하나 보내는 게 훨씬 낫더라.
짧게 보내는 것도 중요해. 길게 쓰면 답장도 길게 해야 할 것 같으니까.
이렇게 며칠 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그 애가 다시 떠들거든.
그때가 제일 중요해. 어디 갔었냐고 물어보면 그날로 또 조용해진다니까. 그냥 원래 있던 애처럼 대하는 거다.
나는 사람 마음을 잘 아는 애도 아니고 뭘 배운 애도 아니야. 근데 이건 몇 번 실패하고 배웠거든. 조용해진 애한테는 질문 말고 인사를 보내야 한다는 거. 그거 하나는 확실하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