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서점에서 못 찾던 책이 몇 달 뒤에는 아예 안 보이더래요. 그 책들은 어디로 가느냐고 묻더라고요.
알아보니 미리 찍어 두고 파는 장사라 그렇다던데요.
박예슬 팔리는 만큼만 찍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신미혜 한 권씩 찍으면 값이 안 맞는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인쇄는 한 번에 많이 찍을수록 한 권 값이 내려간대요. 그러니 조금만 찍으면 비싸지고요.
그래서 처음에 몇 권을 찍을지 정하는 게 이 집들의 일이라던데요. 많이 찍었는데 안 나가면 그게 다 짐이고, 적게 찍었는데 잘 나가면 다시 찍는 동안 자리를 놓친다고요.
앞에서 의류 브랜드가 얼마나 만들지 정하는 게 승부라는 걸 알아봤잖아요. 여기도 같은 자리래요.
이건 저도 몰랐어요. 서점에 넘긴 게 판 게 아니래요.
갖다 놓고 팔리면 셈하고 안 팔리면 돌아온다던데요. 그래서 넘겼다고 끝이 아니고, 한참 뒤에 되돌아오는 게 있대요.
신미혜 팔린 만큼만 셈하는 셈이죠.
앞에서 백화점이 팔린 만큼 몫을 가져간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파는 자리 쪽에서 보면 같은 방식인데, 돌아온 물건을 떠안는 쪽이 만든 데라는 게 다르대요.
이것도 들었어요. 책값이 다 출판사 것이 아니래요.
쓴 사람에게 몫을 주고, 서점 몫이 있고, 나르는 값이 있고요. 앞에서 웹툰 회사가 낸 돈을 작가와 나눈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종이로 나오느냐 화면으로 나오느냐가 다를 뿐 나눠 갖는 건 같다고 했어요.
박예슬 그럼 몇 권이 팔렸다는 얘기랑 남는 건 또 다른 거잖아요.
다르대요. 그 말이 여기서도 나오더라고요.
마지막이 이 업의 결이었어요.
잘되는 책 하나가 나오면 그 하나가 여러 해를 끌고 간대요. 그런데 그런 책이 언제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던데요.
앞에서 가수 키우는 회사가 한 팀에 쏠린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여기도 그 결인데, 미리 찍어 두는 짐까지 같이 진다는 게 다르다고 했어요.
다만 어떤 책이 될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도 모른다고 했어요.
한 번에 얼마를 찍을지 정하는 게 일이라는 것, 서점에 넘긴 건 판 게 아니라 맡겨 둔 것이라는 것, 안 팔리면 돌아온다는 것, 책값을 쓴 사람과 나눈다는 것, 그리고 한 권이 여러 해를 끌고 가기도 한다는 것.
어느 집이 나은지는 저도 몰라요. 다만 이제 서점에서 책이 사라지면 하나는 생각해요. 저건 돌아간 거구나.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을 붙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