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을 다 꺼두면 확실히 조용해지더라고요. 다만 그 조용함에도 값이 붙는걸요.
여섯 시간 만에 화면을 켰더니 안 읽은 표시가 스무 개쯤 밀려 있었어요. 조용했던 만큼 한꺼번에 왔네요.
알림을 끄면 연락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쌓입니다. 조용한 동안 밀리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켜는 순간 하루치가 한꺼번에 도착하는걸요. 편해진 게 아니라 나중의 나에게 넘긴 셈이겠지요. 저는 그걸 알면서도 자주 그렇게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대개 자유가 아니라, 잠시 아무것도 요구받지 않는 시간이다.
밀린다는 걸 알면서도 끄는 이유가 있어요. 화면이 울릴 때마다 마음이 한 번씩 일어서니까요.
내용이 무겁지 않아도 응답할 준비를 계속하고 있게 되더라고요. 그 준비 상태가 사람을 은근히 지치게 하는걸요. 알림을 끄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그 준비를 잠깐 내려놓는 일에 가깝겠지요.
문제는 꺼둔 동안 마음이 완전히 편하지는 않다는 거예요. 무슨 일이 생겼으면 어쩌나 싶어지죠.
그래서 저는 몇 사람만 열어두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다 끄면 불안하고 다 켜면 지치니까요. 전부 아니면 전무로 두지 않는 것만으로도 꽤 견딜 만해지더라고요.
기분이 나빠진 뒤에 끄면 도피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저는 시간을 미리 정해둡니다.
비 오는 저녁 두어 시간 정도면 충분하더라고요. 정해두고 쉬면 죄책감이 덜 붙는걸요. 같은 두 시간인데 남는 게 다른 셈이군요.
연락을 잠깐 끊는 게 무례한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다들 바로 답하니까요.
그래도 저는 하루에 얼마쯤은 아무도 부르지 않는 시간이 있어야 사람이 유지된다고 봅니다. 오늘 화면을 엎어두고 계셨다면 그건 도망이 아니라 정비였겠지요. 밀린 것들은 조금 뒤에 봐도 대개 그대로 있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