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에 자는 애가 있으면 보통은 깨워주거든. 선생님 오기 전에 툭 치는 거.
근데 안 깨우는 날도 있더라. 그게 아무렇게나 정해지는 게 아니라니까.
평소에 안 자던 애가 자면 안 깨워. 그건 뭔가 있었던 거니까.
맨날 자는 애는 깨운다. 그건 그냥 습관이라 깨워도 되는 거거든.
누가 정한 것도 아닌데 애들이 이걸 정확하게 구분하더라. 나는 이게 좀 신기했다니까.
칼손 어제 안 잤을 애는 티가 나요.
표시가 몇 개 있거든. 가방을 안 벗고 자는 거, 엎드리기 전에 폰을 뒤집어놓는 거.
그리고 자기 전에 아무 말도 안 하고 앉는 거. 이런 날은 안 깨우더라.
평소에 떠들던 애가 조용히 엎드리면 다들 그냥 두잖아. 그게 우리끼리 하는 방식인 거다.
방에도 똑같은 게 있거든. 와서 아무 말 없이 엎드리는 애.
그럴 때 나는 아무것도 안 물어본다. 자게 두고 나갈 때 인사만 해.
물어보면 그 애가 자러 온 게 아니라 설명하러 온 게 돼버리잖아. 그럼 다음부터 안 오는 거라니까.
돌부처 자고 가면 되지.
근데 계속 그러면 그때는 말을 걸긴 해. 사흘 넘게 그러면 그건 다른 거니까.
밥 먹었냐 정도만 물어보거든. 그거 하나에 대답이 짧으면 나는 그냥 옆에 앉아 있는다.
그 이상은 안 물어본다니까. 물어봐서 나오는 말이랑 스스로 나오는 말은 다르더라.
깨워야 되는 날에도 이름을 부르진 않거든. 이름 부르면 반 전체가 다 보잖아.
그냥 책상을 손으로 한 번 두드리고 지나가더라. 그러면 그 애만 알아듣는 거다.
이런 걸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다들 하고 있다니까.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뭘 해결해줄 수는 없거든. 근데 자게 두는 건 할 수 있잖아.
깨우는 것만 챙기는 게 아니더라. 안 깨우는 것도 챙기는 방법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