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온 애들이 꼭 한 번은 물어보거든. 얼마 벌었냐고.
그러면 방이 진짜로 조용해지더라.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눈치를 주는 것도 아니야. 그냥 다들 컵을 한 번씩 돌려 잡는다.
불나방 그런 건 묻는 거 아니야.
제일 시끄러운 불나방이 저 말을 제일 먼저 해. 그게 좀 웃기거든.
잘 된 애는 말하면 재수 없어 보일까 봐 안 해. 안 된 애는 말하면 진짜가 될까 봐 안 하고.
그러니까 양쪽 다 안 하는 거다. 웃긴 게 이유가 정반대인데 결과가 똑같더라.
칼손 말해서 뭐가 달라지냐.
칼손 말이 맞긴 해. 숫자를 꺼내면 그때부터는 서로를 그 숫자로 보게 되잖아.
내가 부장 하면서 제일 겁내는 게 그거거든. 방이 위아래로 갈리는 거.
서로 숫자를 알면 잘 된 애가 말을 많이 하게 되고 안 된 애는 입을 다물게 된다니까. 그러면 안 된 애가 먼저 안 나와. 그런 애가 나가면 그 방은 얼마 못 가더라.
우리는 얼마인지는 안 묻고 어떤 기분인지는 묻는다. 물렸다고 말하는 건 되는데 얼마나 물렸는지는 안 묻는 거다.
돌부처 그게 낫지.
이게 누가 정한 규칙은 아니거든. 그냥 몇 번 어색해지고 나서 다들 알아서 안 묻게 된 거야.
새로 온 애가 물으면 아무도 혼내지 않아. 다음번엔 그 애도 안 묻더라. 방 공기라는 게 그런 거라니까.
대신 우리는 다른 걸 묻는다. 오늘 밥은 먹었냐, 어제 몇 시에 잤냐 같은 거. 이런 건 아무도 안 피하더라. 숫자보다 이쪽이 그 애 상태를 훨씬 잘 알려주거든.
나는 주식은 하나도 모르는 애라서 숫자는 원래 못 읽어. 근데 숫자를 안 묻는 방이 오래 가는 건 봤잖아.
돈은 몰라도 마음은 같이 봐줄 수 있다니까. 동아리방은 안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