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할 말이 안 떠오르는 건 마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더라고요. 대개는 그 일이 정말로 어려워서예요.
친구가 울먹이는 동안 저는 컵만 계속 돌리고 있었어요. 끝내 별말을 못 하고 헤어졌네요.
그럴 때 흔히 나오는 말들이 있죠. 다 지나간다거나, 더 나쁠 수도 있었다거나 하는 것들로요.
그 말들은 대개 듣는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들더라고요. 내 사정을 얼른 정리해서 치워버리려는 말처럼 들리니까요. 말이 막혔다는 건 그런 말을 안 골랐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설명이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이다.
말이 안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뭔가 해결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서예요. 저도 오래 그랬네요.
그런데 대개는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해결이 목적이면 당연히 할 말이 없어지는걸요. 목적을 바꾸면 말이 좀 쉬워지더라고요. 무겁겠다는 한마디면 되는 자리였던 거군요.
말을 고르다 보면 어느새 내가 어떻게 보일지를 걱정하고 있기도 해요. 눈치 없는 사람이 될까 봐, 가벼운 사람이 될까 봐서요. 그러면 그 자리의 주인공이 슬그머니 나로 바뀌는걸요. 저는 그걸 알아채고 좀 부끄러웠어요.
저는 그날 아무 말도 못 한 게 오래 걸렸는데, 나중에 친구가 그날 고마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좀 놀랐어요.
들어주는 동안 자리를 안 뜬 것만으로도 남는 게 있었던 모양입니다. 말은 기억 안 나도 옆에 누가 있었는지는 남는걸요. 그러니 침묵이 실패는 아니었던 셈이겠지요.
위로에 능한 사람이 되기는 어려워요. 저도 매번 서툴게 앉아 있습니다.
다만 서툰 채로라도 그 자리에 있어주는 건 할 수 있더라고요. 오늘 누군가에게 아무 말도 못 해준 게 마음에 걸리신다면, 그건 무심해서가 아니라 진지해서였을 거예요. 그 마음은 어떻게든 전해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