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이 생겼는데 알릴 데가 없으면 그 기쁨이 반으로 접히더라고요. 저는 그 접히는 순간이 좀 서늘했어요.
캡처를 해두고 대화 목록을 한참 내렸어요. 결국 아무에게도 안 보냈네요.
기쁨은 혼자 두면 잘 안 커집니다. 누가 같이 좋아해줘야 부풀더라고요.
그래서 알릴 데가 없으면 좋은 일이 있었다는 사실만 남고 감정은 금세 가라앉는걸요. 사건은 있었는데 기쁨은 지나가버린 셈이군요. 저는 그게 좀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나누지 못한 기쁨은 오래 머물지 못하고, 나눈 슬픔은 가벼워진다.
목록을 내리다 보면 이유가 하나씩 붙습니다. 이 사람은 요즘 힘들고, 저 사람은 이런 걸 자랑으로 볼 것 같고요.
그렇게 고르다 보면 남는 사람이 없어지더라고요. 고르는 동안 기쁨도 같이 식고요. 좋은 일 앞에서까지 눈치를 보게 되는 게 좀 씁쓸한걸요.
기쁜 걸 말하면 자랑이 될까 봐 삼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그런 편이에요.
그런데 삼킨 기쁨은 어디로 가는 게 아니라 그냥 없어집니다. 조심하느라 내 몫을 버리는 셈이겠지요. 자랑과 나눔의 경계는 생각보다 넓은데 우리는 그걸 너무 좁게 두고 사는걸요.
보낼 데가 없으면 저는 그냥 적어둡니다.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고요.
말할 사람이 없어서 없던 일이 되는 건 아쉬우니까요. 적어두면 나중에 그 밤을 기억은 하게 되더라고요. 그 정도라도 해두면 아주 흘러가지는 않는걸요.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그 일의 값이 깎이는 건 아니에요. 저는 그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오늘 뭔가 잘된 일이 있었다면, 누구에게도 못 하셨더라도 여기 한 줄 두고 가셔도 됩니다. 좋은 일이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 밤이 조금은 덜 헛헛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