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계좌를 매일 안 보거든. 한 달에 하루를 정해놓고 그날만 봐.
그날은 안경을 쓰고 식탁에 앉아서 종이에 뭘 적더라. 그 장면이 늘 똑같아.
한번은 내가 물어봤거든. 왜 하루만 보냐고.
엄마 대답이 짧았어. 매일 보면 매일 흔들린다고.
그게 다였는데 나는 그 말이 오래 남더라. 우리 방 애들한테 그대로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니까.
방에 오는 애들은 대부분 하루에도 몇 번씩 열어보거든. 쉬는 시간마다 보는 애도 있어.
그러니까 하루에 기분이 몇 번씩 뒤집히잖아. 아침이랑 점심이랑 저녁이 다 다른 사람이 되는 거다.
엄마처럼 하는 애는 한 명도 못 봤다니까.
불나방 안 보면 궁금해서 못 참죠.
처음엔 나이 먹으면 저렇게 되는 줄 알았거든. 근데 아니더라.
엄마도 예전엔 매일 봤대. 그러다 어느 날 그게 못 살겠어서 날을 정한 거라고 하더라니까.
정한 게 아니라 정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그 얘기 듣고 나는 엄마가 좀 다르게 보이더라.
돌부처 나도 그렇게 해볼까.
이게 좀 중요한 건데, 안 보는 게 아니라 볼 날을 정하는 거거든. 아예 안 보는 거랑은 완전히 다르잖아.
아예 안 보면 그건 도망이고, 날을 정하면 그건 방식인 거다.
엄마는 그날은 진짜 꼼꼼히 보더라. 종이에 적기까지 하니까.
돌부처가 진짜로 따라 해봤거든. 한 주에 하루로 시작했어.
첫 주는 못 참겠다고 하더라. 근데 세 주쯤 지나니까 그 애 말수가 늘었다니까.
안 보는 동안 다른 걸 할 시간이 생기잖아. 그게 제일 큰 거였던 거다.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뭘 어떻게 하라고는 못 하거든. 근데 이건 애들한테 말해준다.
날을 하나 정해두면 나머지 날이 조용해진다고. 그거 엄마한테 배운 거라니까.
돈은 몰라도 마음은 같이 봐줄 수 있잖아. 동아리방은 안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