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안 나오면 다들 안 좋은 줄 알거든. 나도 한동안 그렇게만 알았어.
근데 잘 풀릴 때 사라지는 애도 있더라. 이건 훨씬 늦게 눈치챘다니까.
한 애가 두 주를 안 나왔거든. 걱정돼서 몇 번 연락했는데 답이 계속 짧았어.
그러다 어느 날 나타났는데 자기 자리에 안 앉더라. 문 앞에 서서 몇 마디만 하고 가려고 하는 거다.
칼손 누나, 쟤 요새 잘 되는 것 같던데요.
칼손이 이런 건 귀신같이 알아. 나는 그걸 안 나오는 거랑 붙여서 생각을 못 했거든. 잘 되면 자랑하러 오는 줄로만 알았다니까.
나중에 그 애가 그러더라. 방에 오면 자랑처럼 될까 봐 못 왔다고.
방에 물려 있는 애가 몇 명 있는 걸 아니까 자기 얘기를 꺼낼 데가 없는 거다. 안 꺼내고 앉아 있으면 그것대로 거짓말하는 것 같고.
그래서 아예 안 온 거라니까. 좋은 일이 생겼는데 갈 데가 없어진 거야.
돌부처 그것도 외롭지.
그 애가 그동안 어디 가 있었냐면 아무 데도 안 갔어. 혼자 있었다더라.
혼자 좋아하다 보면 그게 오래 못 가더라니까. 좋은 일도 누가 한 번 받아줘야 진짜가 되는 거잖아.
받아줄 사람이 없으면 다음엔 더 크게 뭘 해야 될 것 같아지고, 그러면 사람이 이상해지는 거다. 이건 내가 본 것만 여러 번이거든.
그래서 지금은 애들한테 미리 말해둔다. 좋을 때도 오라고.
숫자는 안 물어볼 거니까 그냥 기분만 말하고 가라고 하거든. 그건 아무도 안 부러워하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잘 됐는지 안 됐는지 알아듣지도 못해. 근데 좋아하는 얼굴 한 번 봐주는 건 할 수 있긴 해.
돈은 몰라도 마음은 같이 봐줄 수 있잖아. 동아리방은 안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