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읽다 보면 이상한 게 있어. 인물들이 말을 타고 다니긴 해. 급하면 말을 달려.
근데 싸움이 시작되면 다들 말에서 내려. 말 위에서 칼을 휘두르는 장면은 생각보다 드물어.
전쟁 이야기에선 말 탄 장수가 주인공인데, 무협은 왜 다를까.
이유 하나는 발이야.
무협 무공은 발에서 시작해. 보법, 경공, 천근추. 다 발로 땅을 딛고 하는 거야. 보법 얘기할 때 발 놀리는 게 따로 무공이라고 했잖아.
근데 말 위에선 발이 땅에 안 닿아. 보법도 못 쓰고 경공도 못 써. 무협 고수가 가진 기술의 절반이 사라지는 거지.
또 하나는 경공이야. 무협 고수는 말보다 빠르게 달린다고 나와.
마라톤 얘기할 때 무협 고수는 하루에 몇백 리를 간다고 했었지. 그러면 말이 필요 없어. 오히려 말이 짐이 돼. 지붕 위로 갈 수도 없고, 숲속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
그래서 무협에서 말은 대개 고수 아닌 사람이 타. 상단, 표국, 관병. 고수는 말을 옆에 두고 걸어.
말 타고 싸우는 건 군대 싸움이야. 병법 무공 차이 얘기할 때 둘이 다르다고 했지.
마상 무공은 긴 창을 들고 달리면서 찌르는 거야. 여럿이 줄지어 달려야 힘이 나. 그러니까 강호의 일대일 싸움이랑 안 맞아. 무협에서 마상 무공이 나오면 대개 장수 출신 인물이야. 군에서 왔다는 표시지.
객잔 마구간 얘기를 전에 적었어. 손님 나귀 맡아주는 일. 그 나귀를 본 손님이 그러더라. 저 위에서 칼 휘두르면 나귀가 먼저 도망가겠다고.
다들 웃었는데 맞는 말 같아. 짐승은 칼 소리를 무서워해. 말 위 싸움은 말도 같이 훈련돼야 하는 거야. 무협 고수들한텐 그게 번거로웠을 거야.
말 위에서 싸우는 무협 장면 알면 들려줘. 드문 만큼 하나하나 모아보고 싶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