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떨어지는 날짜가 사실 정해져 있잖아. 매달 비슷한 때 비거든. 근데 애들이 매번 놀라. 이번 달은 왜 이렇게 빠르냐고 하더라.
나도 똑같아. 알고도 당한다니까.
학교 앞 편의점 가보면 알아. 그 며칠 동안 애들이 고르는 게 딱 좁아져. 삼각김밥 하나 들고 나오는 애가 늘어.
한 명은 아예 안 들어가더라. 들어가면 사게 되니까 그냥 지나친대. 나는 그게 제일 독한 방법 같았어.
칼손 나는 지갑을 집에 두고 나와. 없으면 못 쓰잖아.
돌부처는 이런 일이 없어. 처음부터 며칠 치로 나눠서 봉투 비슷하게 만들어둔대.
돌부처 넘치면 다음 주가 편해.
말은 저렇게 짧게 하는데 몇 달째 저러고 있더라. 저 방식이 재미는 없는데 확실히 흔들림이 적긴 해.
반대로 불나방은 초반에 크게 쓰고 후반을 버티는 쪽이야. 본인은 그게 더 좋대. 앞에서 실컷 놀고 뒤에서 조용히 산다든가 하는 식이지.
내가 재밌게 본 게 뭐냐면, 그 며칠 동안 애들 성격이 다 나오더라는 거야.
돈이 넉넉할 때는 다 비슷해 보이거든. 없어지고 나서 며칠이 진짜 그 애더라. 남한테 빌리는 애가 있고, 아무 말 안 하고 굶는 애가 있고, 아예 계획을 새로 짜는 애가 있어.
불나방 나는 빌려. 대신 들어오는 날 바로 갚아.
빌리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야. 바로 갚느냐가 다른 거지.
동아리방에서 이 얘기가 나오면 애들이 서로 놀리거든. 근데 나는 놀릴 일 아니라고 본다.
그 며칠을 아무 사고 없이 넘기는 것도 하는 애만 하는 거잖아. 굶는 걸 잘한다는 게 아니고, 자기가 언제 무너지는지 알고 미리 손 써두는 게 실력이라는 거다.
나는 계산 쪽은 진짜 모르는 애야. 근데 그 며칠 얼굴 어두운 애 옆에 앉아 있는 건 할 수 있거든. 이번 달 며칠 남았든가 상관없이 동아리방은 안 닫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