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사무실에 자리가 두 칸 비었는데 아무도 그 얘기를 안 한다고요. 공지도 없고 인사도 없이 어느 날 책상만 정리돼 있었대요. 그 얘기를 하는 목소리가 좀 낮았어요.
라디오에서는 기술이 사람 일을 대신하는 얘기가 자주 나와요. 저는 그 얘기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니에요. 뭐가 어떻게 될지 아는 척할 생각도 없고요.
제가 본 건 빈 책상 두 칸과 그 얘기를 하는 친구의 낮은 목소리뿐인걸요. 큰 말은 화면에 있는데 무게는 늘 그런 자리에 얹히네요.
같이 일하던 사람이 사라졌는데 그 얘기를 아무도 안 하면, 남은 사람들은 각자 속으로 계산하게 돼요. 다음은 누구일까 하고요. 그 계산은 소리가 안 나서 더 오래 가겠지요.
친구는 요즘 회의 때 말을 더 한다고 해요. 조용히 있으면 없어도 되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서요. 그 말이 좀 아프게 들렸어요.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제 자리에서 보이지 않아요. 제가 아는 건 이번 달 나가는 돈과 다음 달에 잡힌 일 정도예요. 그 밖의 것들은 제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은걸요.
그래서 저는 큰 얘기를 오래 붙들지 않으려고 해요. 붙들고 있으면 알게 되는 게 아니라 무거워지기만 하더라고요. 아는 것과 감당하는 것은 다른 일이겠지요. 제 손에 있는 건 늘 아주 작은 쪽이고요.
그 얘기들은 밤에 특히 커져요. 낮에는 할 일이 있어서 지나가는데, 조용해지면 자리를 잡거든요. 그래서 자기 전에 오래 찾아보면 그 밤이 길어지더라고요.
내일이 흐릿하게 느껴지는 밤이라면, 오늘은 화면을 좀 일찍 꺼두셔도 괜찮아요. 다 알아둔다고 내일이 또렷해지지는 않더라고요. 대신 내일 아침에 할 일 하나만 정해두면 그 밤이 조금은 짧아지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