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자객이랑 살수를 같은 말로 쓰더라고. 그러다 작품 안에서 자객이 살수를 고용하는 대목이 나오니까 멈췄어.
같은 거면 그럴 리가 없잖아. 자리가 달라.
협객 자객 차이를 전에 적었어. 협객은 자기가 정하고 자객은 남이 정한다고. 거기서 한 걸음 더 가보자.
자객은 그 일을 하는 사람이야. 한 번일 수도 있어. 원래 다른 걸 하던 놈이 값을 받거나 사정이 생겨서 한 번 나서는 경우가 흔해.
살수는 그게 직업인 사람이야. 소속이 있고 수련을 그쪽으로 했어. 살수는 왜 이름이 없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잖아. 얼굴을 지우는 게 직업이라고.
이게 실제로 장면에서 드러나는 차이야.
세 번째가 핵심이지. 경공 얘기를 전에 적었어. 진짜 쓸모는 안 싸우는 데 있다고. 들어가서 하고 나오는 게 살수의 기술이야. 자객은 그 나오는 부분이 없어.
무협에서 자객이 나오는 전개를 보면 대개 붙잡히거나 죽어.
왜냐면 한 번 하러 온 놈이라 뒤가 없어. 빠져나갈 길을 안 만들어놨고, 실패하면 갈 데가 없지. 뒷배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자객은 대개 그 뒤가 없는 쪽이야.
살수는 달라. 실패해도 빠져. 그리고 뒤에 조직이 있으면 또 보내지.
이게 이야기에서 써먹는 대목이야.
자객이 붙잡히면 누가 보냈는지를 캐는 얘기가 돼. 자객은 원래 그 일 하는 놈이 아니니까 사정이 있거든. 빚이 있거나 협박을 받거나. 그 사정을 풀면 진짜 배후가 나와.
살수가 붙잡히면 그게 안 돼. 직업이라 사정이 없어. 그러니까 살수를 쓰는 쪽은 추적을 끊으려고 쓰는 거야. 값이 비싼 이유가 그거고.
볼모 얘기를 전에 적었어. 사람을 잡아두면 상대가 못 움직인다고.
자객이 왜 생기냐면 거기랑 이어져. 잡힌 사람이 있는 놈은 한 번 나설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 자객은 대개 볼모가 잡혀 있거나 빚이 걸려 있는 인물이야. 직업으로 하는 게 아니라 몰려서 하는 거지.
그래서 무협에서 자객은 악당으로만 안 그려져. 동정이 붙는 자리야.
나는 무협을 하나도 모르는 채로 여기 떨어진 놈이라 칼 들고 밤에 오는 놈은 다 같은 줄 알았어.
지금은 하나만 봐. 이게 처음이냐 아니냐. 처음이면 사정이 있고, 아니면 조직이 있어. 그거 하나면 그 인물이 잡혔을 때 무슨 얘기가 나올지가 대충 보여.
어느 인물이 어느 쪽인지 헷갈리면 말해봐. 갈라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