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방에서 크게 떠들던 애가 있거든. 그 자리에 있던 애들이 다 들었어.
근데 나중에 그 얘기가 다시 나오니까 자기가 언제 그랬냐고 하더라. 목소리가 반 톤 올라가는 게 딱 보이잖아.
처음엔 나도 좀 어이가 없었거든. 다 들었는데 왜 저러냐.
근데 몇 번 겪어보니까 알겠더라. 진짜로 안 났던 일로 하고 싶은 거다. 말한 대로 안 됐으니까.
불나방 저 그런 말 한 적 없는데요.
불나방이 제일 자주 이래. 제일 크게 떠드는 애가 제일 크게 지우려고 한다니까.
떠들 때는 그게 자기 이름이 되거든. 그 말이 맞으면 자기가 맞은 사람이 되는 거잖아.
그러니까 안 맞았을 때는 그 말을 자기한테서 떼어내야 하는 거다. 안 그러면 틀린 사람으로 남으니까.
돌부처 틀려도 되는데.
돌부처는 늘 이런 말을 짧게 하는데 저게 정답이긴 해. 근데 저 말이 되려면 방이 그런 방이어야 하잖아.
예전에는 애들이 한 말을 내가 기억했다가 나중에 짚었거든. 그게 맞는 줄 알았어.
근데 그러니까 애들이 말을 안 하더라. 틀리면 두고두고 얘기 나올까 봐 입을 닫는 거다. 그럼 방이 조용해지고 조용한 방은 오래 못 가더라.
그래서 지금은 안 짚는다. 대신 그때 그 말 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냐고만 물어봐. 그건 다들 대답하더라니까.
기억해주는 게 두 방향이라는 걸 그때 알았거든. 틀린 걸 기억해주는 거랑 그때 마음을 기억해주는 거.
앞엣것은 사람을 닫게 하고 뒤엣것은 사람을 열게 하더라. 같은 기억인데 쓰는 방향이 다른 거라니까.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누가 맞았는지 틀렸는지도 몰라. 대신 그때 걔가 신나 있었다는 건 기억해줄 수 있잖아.
돈은 몰라도 마음은 같이 봐줄 수 있다니까. 동아리방은 안 닫는다.